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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미-중 'SNS 대전'…"성탄 선물" vs "필요 없어"

[리포트+] 미-중 'SNS 대전'…"성탄 선물" vs "필요 없어"
[인민일보 해외판 계정 ‘샤커다오’]
“성탄절 선물(드론) 잘 받을게.”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중국이 미 해군의 드론을 훔쳐 가져갔다.”
'드론을 성탄절 선물로 잘 받겠다'는 중국 언론과, '중국이 드론을 훔쳐갔다'는 미국 대통령 당선인. 중국과 미국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SNS에서 이런 말이 오고 간 걸까요?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무인 수중 드론(UUV)을 '포획'하는 전례 없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중국이 미국의 군사 장비를 억류한 것은 2001년 하이난 섬 부근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해 불시착한 미군 정찰기를 억류했다가 반환한 후 15년 만의 일입니다.

양국 긴장이 커질 듯이 보였지만 중국이 이틀 만에 드론을 미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하면서, 미·중 간 갈등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 트럼프가 갈등을 부추기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논란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 불 위에 기름 붓는 트럼프?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건 현지 시각으로 지난 15일. 필리핀 수비크 만에서 북서쪽으로 92㎞ 떨어진 '문제의' 남중국해 부근이었습니다.
중국의 드론 포획 지점
미국 해군 해양 관측선 '보디치호'가 수중 드론 회수 작업을 하고 있던 상황이었죠. 그런데 중국 해군 함정에서 내린 소형 보트가 드론 2대 중 1대를 가져가 버렸습니다.

불과 약 457m 떨어진 지점에 있던 미군은 중국 함정에 즉각 반환을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양국은 드론의 활동 목적에 대해 날 선 공방을 벌였습니다.

미국 측은 수중 드론이 "해양 연구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측은 "미군이 오랜 기간 군함을 보내 인근을 정찰하고 군사 측량을 해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중국 잠수함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자, 미국 측이 수중 드론을 잠수함 추적 등에 활용하기는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사건이 일어난 지점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 밖인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면서 국제법 위반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드론 포획 사실이 세계에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중국은 ‘미확인 물체를 발견해 항행 안전 차원’에서 수거했다면서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7일, "적당한 방법으로 드론을 미국 측에 넘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성 피터 쿡 대변인도 이에 대한 합의 성명을 내면서 '드론 포획'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미 대통령 당선인 트럼프는 드론 반환 합의 전부터 '훔쳤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진 뒤에도 트럼프는 특유의 화법(?)을 살려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반환 전)
“중국이 공해 상에서 미 해군의 연구 드론을 훔쳤다. 전례 없는 행동으로 연구 드론을 물에서 낚아채 중국으로 가져갔다.”
(반환 후)
“우리는 훔친 드론을 돌려받길 원하지 않는다고 중국에 말해야 한다. 그냥 갖도록 놔둬라.”
트럼프의 대응은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는 '불 위에 기름 붓는 트럼프는 차기 대통령감이 아니다'라는 사설로 트럼프를 비난했죠.

양이 해군 소장도 환구시보 주최의 포럼에 참석해, 트럼프에 대한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양이 해군 소장]
“남중국해에서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도전을 해온다면, 트럼프에 대한 어떤 기대도 버리고 코피를 흘리게 해야 트럼프가 온순해지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대만 총통과의 전화’, '하나의 중국' 정책 폐기 논란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군사 분야에서도 기 싸움을 벌일 조짐을 보이는 겁니다.

■ 미국과 중국의 소리 없는 전쟁

트럼프의 당선 이후, 미·중 관계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외교와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양국은 소리 없는 전쟁을 펼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일, 중국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시장경제지위(CMS)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습니다.

이어 GM 등 미국 자동차 회사에 반독점 규정 위반 혐의로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죠.

미국은 사흘 뒤, 중국이 수입 장벽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미국산 쌀과 밀, 옥수수 수입량을 부당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WTO에 중국을 제소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양국이 서로를 WTO에 제소한 상황에서, 중국은 무역 분야에서도 미국에 대한 보복을 경고했습니다.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사와의 13조 원짜리 계약을 유럽 회사로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겁니다.
갈등의 불씨에 기름 붓는 트럼프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이 한 달여 남은 가운데, 외교·안보 문제에 이어 경제·무역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중국의 갈등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동아시아 정세는 긴장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기획·구성 : 김도균, 장아람 / 디자인: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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