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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 권한대행, 국회 출석 급선회 배경은…결국은 '협치'

黃 권한대행, 국회 출석 급선회 배경은…결국은 '협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9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기로 입장을 급선회한데에는 여소야대 구도하에서 야권의 도움 없이는 국정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황 권한대행의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 문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제안한 이후 정치권의 최대 화두였다.

야권은 황 권한대행을 상대로 "대통령 행세를 하지 말라"면서 연일 십자포화를 퍼부으며 국회 출석을 압박했고, 황 권한대행 측은 "전례가 없다"면서 버티는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로 지금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에 출석한 전례는 없었다.

최규하 권한대행이 1979년 11월 국회를 방문해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지만 대통령 유고 상황에서 총리가 아닌 대통령 자격으로 연설을 한 것이어서 지금과는 상황이 달랐다.

또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당시 고건 권한대행은 국회를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다.

황 권한대행 측은 이날 오전에도 기자들을 만나 황 권한대행의 국회 출석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전례가 없고, 긴급한 사항에 대처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해 왔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황 권한대행이 전격적인 국회 출석을 결정한 데에는 끝까지 국회 출석을 거부했다가는 야권과의 '협치'가 사실상 물 건너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야권이 사실상 국정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태에서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이라는 첫 번째 매듭을 풀지 못한다면 향후 국정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입장 발표를 통해 "국회 출석 문제로 마치 입법부와 갈등을 초래한 것처럼 비치는 것은 이 시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조속한 국정 안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의 지원사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 혼자 힘으로 버티기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 권한대행 측은 새누리당에서 신임 원내지도부가 선출된 만큼 여당 측에서 황 권한대행을 적극 엄호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황 권한대행 측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구성되고 있어서 여당이 야당 측과 협상해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와 새누리당 간에 최소한의 대화는 있었으니깐 새누리당에서 정부의 생각을 알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이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고, 특히 이날 정 원내대표가 야당 원내대표를 만나러 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한 만큼 더 이상은 여야 협상에 기대를 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황 권한대행의 출석에 합의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계속해서 버틴다는 것은 '명분'에서도 밀리는 상황이었다.

다만 황 권한대행 측은 국회에 출석하겠다면서도 구체적인 출석 방식 등에 대해서는 국회에 '공'을 국회에 넘겼다.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20∼21일 일정 가운데 21일 비경제 분야 질문에만 출석할 것을 절충안으로 제시한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이틀 내내 출석할지, 아니면 하루만 출석할지 정치권이 결정해달라는 의미다.

여기에는 여야가 협상 과정에서 황 권한대행이 국회 출석해 답변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주기를 바라는 황 권한대행 측의 속내가 내포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황 권한대행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인사만 하고, 실제 답변은 경제·사회부총리가 한다면, 황 권한대행 측 입장에서는 가장 바라는 바가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여권에서 황 권한대행의 출석에 제동을 걸고, 결국 여야가 황 권한대행의 출석 방식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한다면 황 권한대행의 국회 대정부질문 출석이 무산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초 여야가 황 권한대행의 출석에 합의를 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 황 권한대행이 이틀 내내 나와서 질문에 답변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어 황 권한대행의 출석 시간이 축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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