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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미국은 '인상' 우리는 '동결'…우리 경제 기상도는?

[리포트+] 미국은 '인상' 우리는 '동결'…우리 경제 기상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현지시각으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0.25~0.5%였던 미국 연방 정책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1년 만에 0.5~0.75%로 인상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긴축 행보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면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연방준비제도', '매파' 등 다소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도 보입니다.

오늘 리포트+에서는 어려운 경제 용어를 쉽게 풀어, 미국의 금리 인상과 그 영향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연준'이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연준'이란, 금리 인상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Board of Governors of the Federal Reserve System)의 줄임말입니다. 연방준비제도는 미국의 중앙은행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죠.

우리나라가 1개의 중앙은행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12개 지역을 연방준비구로 나눠 각 지역에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s)을 두고 있습니다.

12개 연방준비은행이 중앙은행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죠. 이처럼 연준은 12개의 연방준비은행을 총괄하고,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연방준비은행이사회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연준에 소속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Federal Open Market Committee)는 매달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에 대해 논의를 합니다.

지난 2015년 12월 금리 인상을 결정한 이후 올해 마지막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발표한 겁니다.
금리란 무엇일까?
'금리'란 한마디로 이자율입니다. 자금이 거래되는 금융시장에서 자금수요자가 자금공급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데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이자율을 의미하죠.

연준이 인상한 금리는, '기준금리'인데요. 기준금리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인 '시중금리'의 기준이 됩니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경제 상황을 판단해 결정하는 금리입니다.

통상 경제가 과열돼 물가상승이 예상되면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에 풀렸던 돈을 거둬들이고, 경제 침체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기준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풉니다.

■ '매파'적 긴축 행보가 강화된다?

'매파'는 어떤 의미일까요?

매파는 조류인 ‘매’에서 온 말입니다. 매파와 상대되는 말은 비둘기파입니다.
매파와 비둘기파
베트남 전쟁 당시 전쟁을 지속하자고 주장했던 세력을 매파, 전쟁의 확대를 막고 외교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장하던 세력을 비둘기파로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죠.

매파와 비둘기파는 경제 분야에서도 쓰이는데요. 연방준비제도위원회 이사진의 성향을 언급할 때 사용됩니다.

매파는 물가 안정 등을 위해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비둘기파는 경제 성장 등을 위해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매파적 성향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은, 연준이 통화 긴축을 선호하고 금리 인상에 호의적인 방향으로 노선을 잡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겁니다.

■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이?

그렇다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사실 이번 금리 인상은 예견된 사안이었기 때문에 그 영향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문제는 연준이 내년부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는 점입니다.

연준은 올해 12월 정례회의에서 내년 금리 인상이 3차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9월보다 2차례 늘어났죠.

연준의 전망처럼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나라 수출 전망에 불확실성이 커지게 됩니다.
미국 금리 인상 영향
한국무역협회는 연준의 발표 직후,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미국 금리 인상은 신흥국의 경기침체, 달러화 강세, 유가 하락 등을 유발합니다.

신흥국이란, 신흥 공업국을 의미하는데요. 1970년대의 석유 파동에 따른 세계 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 신장으로 경제 성장을 이룩한 국가를 이르는 말입니다.

① 빨간불: 자동차·철강·석유화학
① 빨간불: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우리나라 수출에서 신흥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7.1%에 달합니다. 신흥국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의 대(對) 신흥국 수출에 타격이 생길 수 있는 겁니다.

무역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신흥국 경기 회복으로 덕을 보고 있었죠.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철강 분야 역시 신흥국의 경기침체로 수요가 줄어들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석유화학은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출이 늘어나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② 노란불: 반도체·무선통신기기·조선업
② 노란불: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조선업
무역협회는 반도체, 조선업, 무선통신기기 분야에 대해 상대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는 환율이나 유가보다 수급 상황에 더 민감한 산업입니다. 생산과 투자를 위해 해외 의존도를 높인 기업은 환율 상승이 부담일 수 있지만, 미국 금리 인상의 직접적인 여파를 받을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선통신기기 분야에서 스마트폰의 해외 생산 비중은 90%에 달하기 때문에 미국 금리와 환율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 산업으로 꼽혔습니다.

조선업 역시 환율 변동의 영향이 적은 분야입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변동이 클 경우,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우리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면,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대미 수출에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또 기업뿐 아니라 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1300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의 부담은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린 만큼 우리나라도 앞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기획·구성 :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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