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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틸러슨 앞에 놓인 난제 '남중국해 분쟁'"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에 지명된 렉스 틸러슨이 러시아와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사실이 요즘 주목받고 있지만, 그는 중국에서도 결코 인지도가 떨어지는 인사가 아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던 세계 최대 석유기업 엑손모빌은 7년 전 베트남과 연해 천연가스전 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엑손이 채굴권을 확보한 가스전의 일부가 중국과 베트남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과 겹치자 중국이 발끈했고, 미국 정부 관리들의 관심도 커졌다.

다른 거대 석유 기업들이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잠재적 수익성이 큰 자원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했지만, 틸러슨이 이끄는 엑손은 이 협정으로 베트남의 중요 파트너로 떠올랐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엑손의 베트남 측 사장은 2009년 엑손과 천연가스 공동 생산협정을 체결하면서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하노이 주재 미국 대사관에도 이를 설명했다.

중국 외교부 관리 출신으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고위 간부를 지낸 빅터 가오는 엑손의 베트남 합작투자가 "상당한 마찰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틸러슨 지명자가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중국해 분쟁 해역은 과거에도 중국과 이웃 국가 간에 격렬한 충돌이 벌어진 곳이다.

2014년에도 베트남 측 영유권 주장 해역에서 중국 시추선이 굴착을 시작하자 양국 군대가 파라셀 군도 부근 해상에서 한 달간 대치하기도 했다.

틸러슨은 당시 베이징으로 날아가 시추 회사인 CNOOC 회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을 만났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논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누굴 국무장관으로 지명하든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틸러슨이 러시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사실이 최근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미국 내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틸러슨의 적격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러시아에 비해 중국에서 훨씬 덜 알려진 인사다.

WSJ은 한가지 이유로, 외국 석유회사들이 러시아보다 중국에서 돈을 벌기가 훨씬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이 거대한 에너지 시장인 것은 맞지만, 러시아는 에너지 생산과 수출을 위해 외국 자본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오클라호마 대학에서 중국 에너지산업을 연구하는 보 쿵은 "러시아가 중국보다 더 엑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엑손이 중국에서 아주 생소한 회사는 아니다.

엑손은 푸젠(福建) 성의 대규모 정유회사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있다.

증가하는 중국 차량 운전자들을 겨냥해 엑손모빌 브랜드의 주유소 망을 운영하고 있고, 파푸아뉴기니의 대규모 가스전에서 생산한 액화천연가스를 중국에 내다 팔고 있다.

엑손은 틸러슨 지명자가 중국의 해상 영유권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지 언급하길 거부했다.

엑손은 주권 문제는 정부가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입장을 과거에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틸러슨 지명자가 인준을 통과하면, 자신이 이 같은 쟁점들의 한가운데 서 있다는 사실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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