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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결산 4] ‘기 센’ 홍진주-안시현 ‘아이 안고’ 전성기

2016 KLPGA 투어에서 이 두 선수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바로 대표 ‘엄마 골퍼’ 홍진주와 안시현 선수다.

투어데뷔 13년 차 홍진주는 지난 11월 팬텀 클래식 with YTN에서 연장접전 끝에 10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감동 스토리를 보여줬다.

홍진주는 2005년 베스트 드레서를 시작으로 2011년 KLPGA 홍보모델로 선정됐고, 올해 다시 한번 홍보모델로 선정되어 최초 ‘엄마골퍼’ 홍보모델 이름표를 달았다. 끊임없는 자기관리를 통해 현 KLPGA 정규투어에서 최고참에서도 건재함을 유지하고 있는 홍진주는 올 시즌부터는 선수분과위원장을 도맡게 되어 프로골퍼, 아내이자 엄마 역할까지 1인 3역에 도전해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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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홍진주는 골프계의 부러움을 받던 원조급 신데렐라였다. 10년 전인 2006년 9월 SK엔크린 솔룩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첫우승을 한 뒤 그해 10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174㎝ 큰 키에 화려한 외모로 ‘미녀골퍼’란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이듬해 LPGA에 진출하면서 ‘신데렐라’로 불렸다.

하지만 기대를 안고 2007년부터 두 시 즌간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2년 만에 유턴했다. 국내에 복귀해 2011년 결혼을 했고, 2013년에는 퀄리파잉 테스트를 거쳐서 일본 무대에 도전했다. 그러나 임신으로 5~6개월 만에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리고 아들을 낳고 1년 반 만에 다시 클럽을 잡아 지난해 국내 투어에 복귀했다.

하지만 국내 여자골프 환경은 홍진주가 지난 10년 전에 경험했을 때와는 사뭇 달라졌다. 선수층도 두터워졌고 경쟁은 더욱 치열했다. 우승컵은 고사하고 시드를 유지하는 데 급급해야 했지만 홍진주에게는 삶을 즐기고 누릴 줄 아는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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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주는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자신이 변했다고 말했다. 아들 (박)은재 덕분이라고 했다.
“ 아이와 있다 보니 정신이 맑아진다. 그리고 육아라는 것이 인내와 끈기가 없으면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을 느끼며 골프에서 실수 후 오는 분노나 후회도 다 참고 견뎌지며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여길 수 있는 넓은 마음이 생겼다.”

또 한 명의 신데렐라는 엄마 골퍼 안시현이다. 안시현은 지난 2003년 제주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J나인브릿지 클래식 우승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신인이던 안시현은 당시 박세리, 박지은, 박희정, 그리고 로라 데이비스 등 쟁쟁한 스타 선수들을 공동 2위로 밀어내고 깜짝 우승을 차지해 한국 여자골프의 신데렐라로 등장했다.

예쁜 얼굴과 남다른 옷맵시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끈 안시현은 2004년 미국에 진출해서도 신인왕을 꿰차 성공 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미국 진출 이후 초청 선수로 출전한 2004년 한국 여자골프 엑스캔버스 여자오픈 제패 이후 우승과 더는 인연이 없었다.

안시현은 2012년 결혼과 출산, 이혼이 이어지며 팬들에게 잊혀지는 듯했다. 2013년 시드전을 통해 2014년부터 국내 투어에 복귀했지만 상금 랭킹 32위에 그쳤고 작년에도 상금순위 42위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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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시현은 올 시즌 자신의 전성기 시절에도 이루지 못한 메이저대회인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대회에서 최종라운드에 자신의 장기인 퍼트로 뒷심을 발휘하며 역전우승을 차지하며 부활에 성공해 투어 생활도 보장받게 됐다.

두 선수의 골프를 향한 집념과 열정, 그리고 도전의 결과는 현재 K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자극이 됐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엄마 골퍼에서 비롯된 ‘여유’를 바탕으로 투어 자체를 즐긴 두 선수는 투어 속 존재만으로도 많은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SBS골프 이향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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