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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급속 확산하는 AI…왜 매년 생기는 걸까?

[리포트+] 급속 확산하는 AI…왜 매년 생기는 걸까?
고병원성 조류인플류엔자(AI)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발생 한 달도 안 돼 살처분된 혹은 예정된 가금류가 12일 기준으로 1천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AI 발생 지역이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최대 피해 사례였던 2014년에는 195일 동안 1천 937만 마리를 살처분했습니다. 현재 "이 기록을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사상 최대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003년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이후 매년 발생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되고 또 급속히 확산하는 걸까요?


■ 철새 이동

방역 당국은 AI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철새를 듭니다.

13일 검역본부는 철새 이동 경로와 주변국 H5N6형 발생을 볼 때, 겨울 철새의 번식지인 중국 북쪽지역에서 감염된 철새가 국내로 이동하면서 AI가 유입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AI가 유입되는 원인 자체는 이처럼 철새의 이동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확산이 되는 걸까를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합니다.

바이러스의 유입은 철새의 이동 때문이지만, 농장 간 전파는 철새 이동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AI의 확산을 비단 철새 이동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밀집된 사육환경

우리나라 농장들은 좁은 지역에 밀집돼 있습니다. 당연히 한정된 공간에 사육두수가 지나치게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밀집된 사육환경은 AI의 빠른 확산을 가능케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밀집된 사육환경은 AI의 빠른 확산을 가능케 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12일까지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전국의 농가 127곳 중 68곳(53%)이 가금류 밀집 사육 지역으로 꼽히는 충북 음성과 진천, 경기도 이천과 포천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 방역 시스템 부실

방역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이 모두 부실한 것도 주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초동방역만 잘 이뤄졌다면 전국적인 확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번 H5N6 AI 바이러스의 중간 역학조사 결과, 양성 확진 산란계 농가 38곳 중 28곳(73%)이 방역복이나 방역 신발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방역에 대한 농가들의 부주의는 정부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도 있습니다.

각 지자체의 방역 정책을 담당하는 가축방역관의 수는 전국적으로 270명에 불과합니다. 지방자치단체 1곳당 1.2명 수준에 그치는 겁니다.

또 지자체에서 농가에 지급하는 소독약이 불량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필용 음성군수는 7일 언론 간담회를 열어 "난방과 소독만 충실히 해도 AI를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난방과 소독과 같은 관리를 충실히 하면 AI를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 살처분, 이동금지조치만 답일까?

AI가 매년 발생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매번 살처분과 이동금지조치 등입니다. 정부에서는 이것이 최선의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런 차원에서 'AI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발생 후 확산을 막는 차원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주장입니다.

중국, 베트남 등에서는 이미 백신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다가 이미 국내에서도 백신이 개발돼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I 백신을 도입한다면 AI의 확산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철새는 내년에도 찾아올 겁니다. 게다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AI의 전파속도는 더 빨라져 가고, 독성은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젠 살처분에만 의존하지 말고 국가와 지자체가 힘을 합쳐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획, 구성 : 김도균, 정윤교 / 디자인 : 임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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