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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스웨터 입은 덕수궁 돌담길 가로수들…뜻깊은 이유

덕수궁 돌담길에 거대한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10월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덕수궁 돌담길 가로수에 털실로 짠 스웨터 폭탄을 입혀놓은 건데요, 권란 기자의 취재파일 보시죠.

덕수궁 가로수 기둥에 쨍한 원색을 층층이 떠놓은 줄무늬 문양부터, 또 해바라기와 제비꽃이 곱게 핀 모양, 또 사람이 나무를 끌어안은 모양 등 다양한 폭탄이 감겼습니다.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나무를 따스하게 안아주자'는 의미에서 나무 기둥에 스웨터를 입혀 놓은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사하기도 하고 의미도 있는 작업에 왜 '폭탄'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 이번 트리 허그 작업이 거리 예술의 일종인 '얀 바밍'을 연상시켰기 때문입니다.

얀 바밍은 갑자기 나타나서 벽에 그림을 그리는 그래비티 처럼 작가들이 갑자기 등장해서 털실로 작품을 감싸는 작업을 말합니다.

지난 2005년 미국에 사는 마그다 사예그가 자신의 뜨개질 공방의 문고리 등을 털실로 꾸민 데서 시작됐는데, 이 후 가로수, 자동차, 건물 등 도시 곳곳을 털실 작품으로 뒤덮는 움직임이 세계 각지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얀 바밍을 시작한 마그다 사예그는 사람들이 자신이 설치한 털실작품을 보면서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얀 바밍이 자신도 즐겁고, 또 남도 감동시킬 수 있는 예술로 승화된 건데, 덕수궁 돌담길의 트리 허그 작업 역시 훌륭한 스트리트 아트가 됐습니다. 누구나 거리를 전시장으로 만들 수 있는 얀 바밍은 폭탄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아름다운 폭탄인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덕수궁 돌담길에 '폭탄'이 떨어졌다!

(김선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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