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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레전드 앙리 "아스날, 우승 가능성 믿어라"

[EPL] 레전드 앙리 "아스날, 우승 가능성 믿어라"
아스날 레전드이자 현재 축구 해설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티에리 앙리가 친정팀에 진심어린 조언을 남겼다.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가 반환점을 향해 가고 있는 12월 중순 현재 아스날은 다시 한 번 그 어떤 시즌보다 선두권에 가까이 다가섰다. 팀의 레전드 앙리가 강조한 것은 우승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이다.

14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아스날이 에버턴 원정길에 오른다. 에버턴의 홈인 구디슨 파크에서 열리는 16라운드 경기를 잡을 경우 2위에 올라 있는 아스날(승점 34점)의 승점은 1위 첼시(승점 37점)와 동률을 이룬다. 물론 첼시가 하루 뒤인 15일 선덜랜드와의 16라운드 경기에서 승리하면 2위 아스날과 첼시의 승점 차는 다시 3점으로 벌어지게 된다. 하지만 하루 먼저 경기를 치르는 아스날로서는 이번 라운드가 선두 첼시를 압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아스날 레전드 티에리 앙리가 13일 영국 '스카이스포츠' 프로그램 패널로 나서 친정팀에 의미심장한 조언을 남겼다. 앙리는 '프리미어리그 데일리'라는 프로그램에서 "지금 아스날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그들은 아스날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경기장에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년 넘게 리그 타이틀을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아스날에게는 '만년 4위권'이라는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붙어 있다. 아스날은 맨유, 리버풀, 첼시, 맨시티 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빅클럽 중 하나지만 10년 넘게 계속된 우승 실패로 위협적인 타이틀 경쟁자라기 보다는 차기 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EPL 4위권 팀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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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나 토트넘 등 새로운 경쟁자들이 의욕적인 선수영입으로 자국 무대를 넘어 유럽 무대 타이틀까지 넘보는 성장세를 보일 때도 아스날은 '4위권'에 머물렀다. 그렇다고 UEFA챔피언스리그에서 괄목할 만한 업적을 이룬 것도 아니다. 강등과 승격을 오가는 하위권 팀들의 상황과 비교하면 배부른 고민일 수 있지만 무관의 설움은 직전 2015/16 시즌까지만 해도 20년 가까이 팀을 이끌어 온 벵거 감독을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았었다. 클럽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로 유명한 아스날 팬들이 벵거 시대 마감을 종용했던 장면이 대표적인 순간이다.

물론 최근 몇 년 사이 EPL 4위권 내 선두 싸움의 지형도 역시 변하면서 전통적인 의미의 '빅4'는 해체된 지 오래인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아스날은 반대로 생각하면 꾸준히 '빅4'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 무이한 팀이기도 하다. 리그 13회 우승, FA컵 우승은 12회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티에리 앙리를 비롯 걸출한 스타들이 즐비했던 2003/04 시즌, 아스날은 벵거 감독 지휘 하에 축구종가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에 가까운 리그 38경기 무패 우승의 금자탑을 쌓기도 했었다. 축구종가에서 무패 우승이 나온 것은 1888/89 시즌 프레스턴 노스 엔드 이후 115년 만이었다. 유럽 주요 리그의 수준이 시간이 흐를수록 상향 평준화 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스날이 2000년대 들어 세운 무패 우승 기록은 적어도 금세기에는 깨지기 힘들어 보인다.

문제는 앞서 지적한 것처럼 2003/04 시즌 리그 무패 우승 이후의 성적이다. 아스날은 당시 무패 우승 이후 10년 넘게 리그는 물론 각종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만져보지 못하는 우울한 시기를 보냈다. 2013/14 시즌, FA컵 대회에서 9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면서 좀처럼 떨쳐내지 못할 것 같던 '무관의 설움'을 끊었지만 리그 우승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었다.

EPL에서 순위싸움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기는 보통 박싱데이를 전후한 12월. 아스날은 2013/14 시즌 리그 순위 싸움의 터닝 포인트였던 12월에 선두를 구가하며 우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시즌 막판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경기력 저하 패턴을 반복하며 또 다시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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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절치부심 대형선수 영입에 나서며 이전과 달리 공격적인 구단운영에 나선 아스날의 노력은 이번 시즌 들어 결실을 바라보고 있다. 맨시티, 맨유 등 기존에 꾸준히 경쟁으 벌이던 클럽들의 부침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가운데 벵거 감독의 노련한 지휘력과 메수트 외질을 비롯 알렉시스 산체스 같은 걸출한 공격자원까지 가세하면서 아스날은 무려 13년 만에 '4위권'이 아닌 우승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그런 의미에서 앙리가 강조한 '자신감'은 우승을 경험해 본 레전드 입장에서 조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처럼 보인다. 우승에는 탄력성이 존재한다. 강팀이 큰 경기 나아가서는 중요한 경기에 강한 것은 그 순간들이 우승 문턱을 넘게 해 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선수들 스스로가 몸으로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9연승 파죽지세를 구가하고 있는 첼시 역시 이번 시즌 '1순위'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16라운드 에버턴전을 앞두고 수비수 무스타피까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난국에 빠져 있다. 주젭 과르디올라의 맨시티나 주제 무리뉴가 부임한 맨유를 제치고 4위가 아닌 '우승권 싸움'을 목전에 둔 아스날. 외질, 산체스 등 팀을 리그 최고 수준으로 이끈 핵심자원들은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으며 아르센 벵거 감독 자신의 계약 기간 역시 2016/17 시즌까지다.

아스날이 다시 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간다면, 이번 시즌보다 적당한 시기도 없어 보인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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