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늙음이 죄인가…신간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

늙음이 죄인가…신간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
'틀딱충'.

틀니를 한 노인을 비하하는 신조어입니다.

인터넷에서 젊은이들이 이른바 '꼰대' 세대를 비난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노인 비하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늙음이 현명함을 뜻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상황은 무척이나 달라졌습니다.

젊음은 칭송받고 늙음은 폄하됩니다.

'젊어 보이시네요'가 덕담이 되고, 다들 젊어지려고 노력합니다.

미국자연사박물관 학자 애슈턴 애플화이트는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라는 저서에서 이런 세태를 지적합니다.

나이 들었다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된 것, 나이 듦을 공공연하게 비난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 이런 것을 '연령차별'이라는 용어로 개념화합니다.

연령차별(ageism)은 노인의학 전문의 로버트 버틀러가 1969년 '노인, 노년, 그리고 나이 드는 것 자체를 대하는 편견에 찬 태도들의 조합'을 가리키기 위해 처음 사용한 용어입니다.

같은 해 등장한 성차별(sexism)이 대중에게 널리 퍼져 성차별 해소를 위한 인식과 제도 개선이 그동안 많이 진행된 것과 비교해 연령차별은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낯선 개념입니다.

저자에 따르면 연령차별은 사회·문화적으로 구축된 개념입니다.

연령차별은 19∼20세기 근대화의 진행과 맞물려 나타났고 지난 세기의 '청년문화' 현상이 이를 심화시켰습니다.

인간을 노동력으로 간주하는 자본주의도 연령차별에 일조했습니다.

만 15세 이상∼64세 이하를 '노동 가능 인구'로 간주하고 만 65세 이상을 노령 인구로 분류해 사회가 '부양'해야할 존재로 봅니다.

고령 사회가 진행되면 이 병들고 노쇠한 노인들을 돌보느라 경제가 어려워지고 사회가 활력을 잃을 것이란 노인혐오적 사회전망도 연구결과라는 이름으로 발표되기까지 합니다.

저자는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합니다.

65세 이상 미국인 가운데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이는 4%에 불과했습니다.

85세 이상으로 기준을 높여도 이 수치는 10%가량에 불과합니다.

대다수의 노인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이전보다 못하겠지만 성생활도 즐기며 삽니다.

연령에 대한 이런 편견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성차별, 인종차별 등 다른 차별과 다르다고 저자는 지적합니다.

우리는 모두 늙기 때문입니다.

나이 듦에 대한 편견은 결국 자기혐오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는 예순을 넘긴 저자 자신의 경우이기도 합니다.

나이 든 자신에 대한 혐오를 극복하는 데 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고, 그 깨달음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합니다.
나는 에이지즘에 반대한다
애플화이트는 "골포스트가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되, 아직 경기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고 말합니다.

그는 오랜 기간 진행해온 인터뷰와 취재, 연구 조사를 바탕으로 연령차별의 구체적인 실상과 그에 대응하는 행동방안 등을 책에 담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이렇게 외칠 때다. "우리는 나이 들었다. 우리는 대담하다. 우리에게 익숙해져라!" 이제 래디컬 에이징 운동을 시작할 때다. 나이 든 것에 자부심을 가져야 할 때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