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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핵무장 용인' 트럼프 발언은 "보호세 뜯기용 빈말"

`한국·일본 핵무장 용인' 트럼프 발언은 "보호세 뜯기용 빈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놓고 당선된 뒤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이런 발언의 실제 뜻은 오로지 한·일 양국으로부터 '보호세'를 더 받아내겠다는 데 있다고 제프리 루이스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 동아시아담당국장이 해설했습니다.

"트럼프는 늘, 한·일 양국이 미군 주둔 비용을 더 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가운데 그 말을 했다"고 루이스 국장은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 기고문에서 발언의 맥락을 상기시켰습니다.

트럼프 말의 요체는 한·일이 자체 핵무장을 해도 말리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호주머니를 털겠다"는 데 있습니다.

트럼프가 한국의 핵무장에 관해 얘기할 때마다 한국이 미국 시장 덕분에 얼마나 많은 TV 수상기를 생산하느냐고 언급한 것이 바로 "깡패가 돈을 뜯겠다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루이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동맹국이 돈을 더 내느니 차라리 스스로 지키는 힘을 키우겠다며 자체 핵무장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통 외교술 측면에선 금기이지만, 트럼프 방식은 '그래, 핵무기 개발하려면 해봐, 아마 핵전쟁으로 다 죽게 될걸.

너희 하고 싶은 대로 해봐'라는 것이라고 루이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4월 위스콘신 유세에서 한·일의 방위비 분담 증대를 거듭 주장하면서 일본이 혼자 힘으로 북한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고는, 방백처럼 "둘이 싸우면 굉장할 거야… 모쪼록 행운을 빌게, 잘 해봐… 하겠다면 하는 거지"라고 말한 것이라고 루이스 국장은 일깨웠습니다.

트럼프가 핵무장 용인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계속 부인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국으로부터 방위분담금을 더 받아내겠다는 생각뿐이며, "그 나머지 말들은 그냥 고함치기일 뿐"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한국의 야권 국회의원들이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에 대해 "굴욕적"이라고 규정하는데, 트럼프가 이러한 한국 상황을 모른다는 것은 한미동맹에 재앙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며, "서울의 우리 동맹"을 트럼프식으로 털려는 것의 진짜 위험은 여기에 있다고 루이스 국장은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에 따른 제약에 대한 짜증"이 근년에 한국 내부에서 증가하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끈질기게 미국을 졸라 한국산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최대 800km로 늘린 것이 그 한 예입니다.

그는 1970년대 시작된 한국의 핵무기 개발 움직임과 여론조사마다 자체 핵무장 찬성이 절반에 이르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트럼프 본인은 핵무장 용인 가능성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그냥 빈말이었다고 치부할 수 있으나, 그런 방식으로 한국의 호주머니를 털려는 것은 "동맹을 훼손해 한국이 TV 수상기와 함께 핵무기도 생산하는 독자적인 길을 걷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루이스 국장은 우려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핵무장론자들의 말과 실제는 다르지만 "한국의 핵무장 선택이 완전한 금기사항은 아니라는 것도 단순명료한 사실"이라며 "현재는 핵무장 반대 연합이 우세한 편이지만,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종국엔 트럼프의 경솔한 위협이 현재의 균형을 깨뜨리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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