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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억, 학부모회비 용처 수사하라"…청주고 야구부 사태 확산

학부모 5명 "수입·지출 명세 공개 안해" 총무 상대 고소장 제출

감독의 제자 5명 폭행 혐의로 촉발된 청주고 야구부 사태가 좀처럼 수습되지 않고 있다.

이 야구부 전 감독 A씨가 제자 폭행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겉으로는 일단락되는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지만, 이해 당사자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임 모 씨 등 야구부 학부모 5명은 학부모회 총무를 상대로 청주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소장에서 "야구부 학부모회에서 운영하는 예산은 1년에 5억원이 넘고, 회비 등은 기본적으로 야구부원 부식비, 코치 인건비, 식당 아주머니 인건비 등으로 지출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피고소인은 거듭된 요구에도 계좌 명세는커녕 수입·지출 내용을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학교 측도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만일 회비 지출 내용상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한 부분이 있거나 제3자에게 부당하게 지급한 돈이 있다면 죄가 될 것"이라며 "(물론 회비가 제대로 사용돼) 혐의점이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고소장 제출에 따라 폭행 혐의 감독을 수사하는 검찰이 학부모회비 운영 상황까지 살필지 주목된다.

청주고 야구부 사태는 감독으로 있던 A씨가 선수 폭행 신고를 받은 경찰이 조사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청주시교육지원청이 지난 9월 28일 계약 해지한 A 전 감독을 청주고가 인스트럭터 형태로 한 달 만에 복귀 결정을 내리면서 논쟁이 불붙었다.

청주고는 당시 "폭행이 아니라 교육적 훈계였다"는 야구부 학부모들과 야구부 후원회의 청원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피해 학생들을 대면 조사해 "엄연한 폭행이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A 전 감독이 충북도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받고, 시교육청이 A 전 감독의 후임 순회코치를 공모를 통해 임용해 논란이 매듭지어지는 듯했다.

그런데도 A 전 감독이 인스트럭터 신분으로 팀에 모습을 드러내자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격리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숙애 충북도의원은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류철우 청주고 교장을 질타했으나, 류 교장은 "교육적 훈계와 폭력은 엄연히 다르다"며 A 전 감독을 두둔했다.

류 교장은 후임 순회코치를 감독이 아닌 시설 담당 및 1루 베이스 코치로 임명했다.

야구부 학부모들은 A 전 감독을 옹호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으로 갈려 정면 대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회장단은 학교체육진흥법상 순회코치 임용과 계약 해지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는데 청주교육청이 도교육청 학교운동부지도자 관리 지침에 따라 새 순회코치를 임용한 것은 무효라는 민원을 최근 도교육청에 제기했다.

"아이들을 살짝 밀친 정도"라며 교육청의 해고 조치에 반발해 왔던 A 전 감독이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 그는 팀에 합류해 있지 않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달 28일 A 전 감독을 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전 감독은 지난 9월 22일 오후 8시께 기숙사 운동장에서 야구방망이로 이 학교 1학년 야구선수 여러 명의 머리를 때리거나 발로 가슴·배를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피해 학생인 임 모 군의 가족은 A 전 감독, 류철우 청주고 교장, 김병우 교육감을 상대로 4천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청주고 야구부 학생들은 방과후 코치, 자체코치, 후임 순회코치 등 코치 4명의 지도 속에 훈련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학부모, 코치 등의 갈등과 대립 국면에 따라 당장 동계훈련부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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