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회의도 못 여는 與"…탄핵정국에 컨트롤타워 '붕괴'

새누리당은 7일 매주 수요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하는 '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취소했다.

정례회의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회의체로, 계파를 막론하고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국 현안과 당내 상황에 대해 두루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이지만 3주째 열리지 않은 것이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탄핵 정국이 시작된 이후 연일 의원총회를 비롯해 비주류 모임, 초·재선 및 중진 모임 등이 이어지고 있어 오늘 회의는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중진 의원들을 모으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정례 원내 대책회의도 취소됐고, 5일 최고위원회의는 처음부터 비공개로 진행돼 정례 회의석상에서 지도부의 공개 발언은 며칠째 사라졌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지도부가 매일 오전 정례회의를 통해 여권을 겨냥한 포화를 퍼붓고 있으나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컨트롤타워 붕괴'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데 있다는 게 지도부의 고민이다.

이미 최고위원회는 유일한 비주류였던 강석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친박(친박근혜) 주류 일색으로 바뀌면서 '탄핵 정국'에서 수세에 몰린데다 이정현 대표를 비롯해 남은 최고위원들도 오는 21일 퇴진을 예고한 상태이다.

여기에 이 대표와 '투톱'을 이루는 원내사령탑인 정진석 원내대표마저 자신이 약속한 '예산국회 및 거국중립내각 구성 논의후 사퇴'를 들어 물러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지도부 공백은 더 심각해졌다.

주류·비주류 중진 의원 6명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현 지도부를 대체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했으나 이마저도 무기한 연기돼 이런 지도부 공백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국가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당·정·청 협의회는 무려 2개월여 열리지 못하고 있고, 이 대표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현장 정책 행보도 멈췄다.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류와 비주류 모임에다 초선 모임과 재선 모임, 중진 모임도 제각각 열리면서 사실상 당은 갈가리 찢긴 상태"라면서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처리되면 그 결과와 무관하게 당은 해체 혹은 분당 수순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