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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영국 대처는 연118회…대통령의 머리 손질

[취재파일] 영국 대처는 연118회…대통령의 머리 손질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작성 2016.12.07 13:01 수정 2016.12.07 17: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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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부스스했던 대통령의 머리 상태가 도마에 올랐다. 대통령 머리를 손질한 미용사 A씨는 대통령이 비상사태에 '그런 옷'(민방위복)을 입는 상황이어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SBS 취재진에게 밝혔다. 연출인 셈이다. 사실 박 대통령의 평소 머리 상태는 반듯하고 가지런하다.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킨다는 특유의 올림머리는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동성은 떨어져 보인다. 머리에 수십개 머리핀 꽃아 본 여성들은 알 것이다. 결코 간단하지 않은 과정임을. (청와대는 20여 분이 소요됐다고 해명했다.)

지도자의 머리 관리가 화제 또는 논란이 된 사례는 해외에도 있다. 
마가렛 데처 (사진=게티이미지/이메진스)공교롭게도, 대통령이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로 꼽았다는 마거릿 대처 얘기다. 철의 여인이 별칭인 대처는 영국의 최장수 여성 총리다. 흐트러짐 없이 부풀려져 있는 머리 스타일은 정치인 대처의 이미지를 만드는데도 한 몫 했다. 그래서인지, 대처도 머리 손질에 퍽이나 공을 들였다. 영국 런던 국립보존기록관이 공개한 대처 일기를 확인해보니 1984년 당시 1년에 118번 머리 손질(hair appointment)을 받았다고 한다. 3일에 한번 꼴이다. 기록상 간단히 '머리'라고만 적혀 있었고, 대게 8시 반에서 9시 사이에 손질을 했다고 한다.

대처의 머리 손질에 대한 '깐깐함'은 해외 순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1987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엔 대사관 직원에게 머리 손질 도구 세트를 빌려야 했다. 1978년 이란 방문을 앞두고는 현지 대사에게 '좋은 지역 미용사'를 소개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슬람 혁명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사가 -주재국 사안이 아니라- 대통령 머리 문제로 주의가 흐트러진 것이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카르멘 롤러'(머리를 마는 도구)를 갖고 와야 한다"고도 적혀 있었다고 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박 대통령과 한 때 지지율(4%) 동률이었던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도 머리 손질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고가의 머리 손질 비용이 문제였다. 한달 관리에 9895유로, 우리돈 1300만원 가량이 쓰여서 한해 우리돈 억대가 쓰인 것이다. 이 비용은, 대통령 전담 이발사에게 지급되는 비용이었다. 외형상 특별할 게 없어보이는 그의 머리가 초호화 관리의 결과물이었던 셈인데, 당연히 비판이 거셌다. 현지 언론은 '이발사 게이트'라고 불렀고, sns에는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돌아다녔다.

최근엔 비슷한 머리 스타일로 주목받은 지도자들이 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데일리메일 등 영국 언론들은  -테레사 메이 총리의 7월 취임에 즈음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성 정치인들의 머리 모양에 대한 분석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 따르면 가장 최신 스타일은 political(정치의)과 bob(단발), 두 단어를 합친 'pob' 이라고 한다. 테레사 메이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 수반, 힐러리 클린턴 미 대선 후보 등이 그 예다.

한 미용사는 현지 인터뷰에서 여성 정치인들의 이런 스타일이 우연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자신의 머리에 집중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란다. 또 짧은 머리는 남성 위주의 정치 세계를 잘 다뤄나갈 수 있다는 인상도 준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미용사는 '실용성'을 이유로 꼽았다. 관리가 힘든 긴 머리와 달리 혼자서 머리를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단발은 나름 괜찮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인위적인, 불룩 솟은(bouffant-style) 대처 스타일은 그런 측면에서 요즘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굳이 따지자면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 모양은 앙겔라 메르켈, 테레사 메이 쪽보다는 한치 흐트러짐 없는 대처형에 가깝다. 육영수 여사를 연상시킨다는 머리 모양은 그 자체로는 '트렌드'와 맞지 않고, 과거 지향형인 셈이다. 머리 모양만 그럴까. 박 대통령의 과거를 연상시키는 여러 가지 것들이, 한 때는 '정치인 박근혜'에 도움이 됐을지 몰라도, 이제는 명백한 해악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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