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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伊 국민투표, EU에 대한 투표 아냐"…부결 파장 선긋기 부심

유럽연합(EU)은 지난 4일 실시된 이탈리아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와 오스트리아 대선의 두 결과를 놓고 5일(현지 시간) 희비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부결돼 마테오 렌치 총리가 사임하자 이탈리아 정치적 불안정이 EU 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 전체 경제에 적잖은 후폭풍을 몰고 올 가능성을 우려했다.

더욱이 이번 국민투표 부결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야당 지도부가 향후 이탈리아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 가능성까지 언급해왔다는 점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이어 '이탈렉스트(Italexit)'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를 의식한 듯 EU 지도부는 이번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EU에 대한 투표와는 관련이 없다며 파장을 차단하느라 부심했다.

피에로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이탈리아는 렌치 총리의 사임을 견뎌낼 수 있는 공고한 정치제도와 강한 경제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스코비치 집행위원은 이날 브뤼셀에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EU 회원국) 재무장관회의에 앞서 언론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이런 상황을 핸들할 수 있다고 완전히 신뢰한다"면서 "약간 정치적 불안정이 있지만 이탈리아는 아주 안정돼 있고, 큰 경제 체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실상 이번 국민투표가 EU에 대한 투표였다는 주장에 대해선 "EU와는 관련이 없다"면서 "이번 국민투표는 국내 개헌에 관한 국민투표였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하지만 산드로 고지 이탈리아 유럽담당장관은 EU가 브렉시트로 시작된 해체를 극복하는 데 중요한 동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고지 장관은 이날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유럽 해체는 브렉시트로 시작됐고 유럽을 새롭게 하는 것은 남은 27개 정부에 달렸다. 유럽을 새롭게 하는 데 중요한 정치적 참여자를 잃은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부결 운동을 펼친 오성운동의 대변인 다니엘 카페라는 이날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유로는 이탈리아에 문제인 만큼 이에 대한 국민들의 의사를 듣고자 한다. 유로는 이탈리아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며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실시 약속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했다.

EU는 반면에 오스트리아 대선에서 중도 좌파 성향의 무소속 알렉산더 판 데어 벨렌 후보가 극우정당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자 안도했다.

EU 지도부는 특히 "오스트리아가 유럽의 통합을 선택했다"며 환호했다.

선거 직전까지 극우 성향인 호퍼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EU에서 처음으로 극우성향의 국가 지도자가 탄생할 가능성에 EU 지도부는 바짝 긴장했다.

더욱이 호퍼 후보는 난민수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와 난민문제 해법찾기가 발등 위의 불인 EU 지도부는 걱정이 적지 않았다.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성명을 내고 "개인적으로는 물론 EU정상회의를 대표해 진심으로 축하를 전한다"면서 "많은 어려운 도전에 직면한 때에 유럽의 공통된 해법을 찾고 유럽의 통합을 지키려는 오스트리아 국민의 건설적인 기여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자국우선주의와 반유럽주의, 포퓰리즘의 엄청난 패배"라며 친EU 공약을 내세워온 판 데어 벨렌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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