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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외국 정상과 '자유분방' 대화에 미국 외교가 당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 각국 정상들과 외교 관례를 무시한 '자유분방'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어 미국 외교가를 당황하게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국가 정상과도 칭찬 일색의 통화를 하는 등 거침없는 트럼프의 외교 활동에 백악관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으라고 당부하고까지 나섰습니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전화통화에서 총리를 '굉장한 사람'으로, 파키스탄 국민을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치켜세우며, 파키스탄 방문 초대에 "환상적인 나라에 기꺼이 방문하겠다"고 화답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총리에게 "파키스탄의 미해결 문제 해법을 찾고 풀어나가는 데 내가 어떤 역할이라도 하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고 총리는 밝혔습니다.

미국과 파키스탄이 대테러나 핵 문제 등이 얽힌 '복잡한 관계'에 있는 데다, 당선인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유권 분쟁에 개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파키스탄이 대테러전에 소극적으로 지원한단 점 때문에 재임 중 단 한 차례도 파키스탄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특사로 활동했던 대니얼 펠드먼은 "트럼프의 이런 무신경한 태도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진지하지 않게 여기게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정상과 트럼프의 전화통화도 비슷한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 대통령은 그제, 트럼프 당선인이 카자흐스탄 독립 25주년을 축하하고, 독립 이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지도 아래 카자흐스탄이 기적같이 환상적인 성공을 이뤄낸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1989년부터 철권통치하고 있는 카자흐는 인권단체들로부터 언론·집회 자유 제한과 고문 시행 등 여러 문제점을 지적받고 있는 나라임에도 '기적'이라는 단어까지 쓰면서 리더십을 칭찬한 것입니다.

트럼프는 이전에도 트위터를 통해 영국 극우 정치인인 나이절 패라지가 주미 영국대사가 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히는 등 '파격' 외교 행보를 일삼았습니다.

이러한 자유분방한 태도에 백악관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이 방문한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나라 국민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아주 가까운 동맹국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처럼 복잡한 관계에 있는 나라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은 국무부 관계자들의 전문지식과 충고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국무부 직원들이 그에게 기꺼이 조언해줄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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