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화…용의자, 노태우 생가 방화 전력

오늘 오후 3시 15분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불이 나 10분 만에 꺼졌습니다.

불로 57.3㎡ 단층 건물인 추모관 내부가 모두 타고 추모관 옆에 있는 초가지붕도 일부 탔습니다.

추모관에는 박 전 대통령과 부인 육영수 여사 영정이 있습니다.

소방 당국은 "생가 관리인이 소화기로 1차로 불을 끈 뒤 이어 출동한 소방대가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방화 용의자 48살 백모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백씨는 박 전 대통령 영정에 시너 1ℓ를 뿌리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백씨는 범행 후 100m 가량 내려가다가 생가 주차장에서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화재 직후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라는 내용의 백씨가 쓴 방명록을 확보했습니다.

백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 대통령이 하야하든지, 하야를 안 할 것이라면 자결을 하든지 해야 하는데 둘 중의 하나를 안 해서 방화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백씨는 앞서 지난 2012년 12월 12일에도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백씨는 새벽 4시쯤 대구시 신용동 노 전 대통령 생가에 들어가 시너 2ℓ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질렀습니다.

그는 화재 현장에 '정의실천행동당' 명의로 작성된 A4 용지 두 장의 편지를 남겼습니다.

'노태우를 단죄하며…'라는 제목의 편지에는 노 전 대통령을 '쿠데타를 일으킨 도적 똘마니'라고 표현하고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비자금을 조성하고 기업들에 뇌물을 받는 등 부정축재를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또 '대통령직을 이용해 국민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이 태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생가에 불을 지른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백씨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