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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감독, 아들 레알 데뷔전·데뷔골 활약에 '흐뭇'

지단 감독, 아들 레알 데뷔전·데뷔골 활약에 '흐뭇'
축구계에는 특별한 '금수저'가 존재한다. 단지 축구선수를 아버지로 둔 경우와는 또 다르다. 재능을 물려 받은 2세들이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지네딘 지단 감독의 아들 엔조 지단은 대표적인 경우다. 물론 현역 시절 전설적인 활약을 펼쳤던 아버지의 재능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여전히 엔조 지단은 '특별'하다. 아버지가 현직 레알 마드리드의 감독이고, 아들이 1군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르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1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의 홈인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2016/17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경기에 지단 감독의 아들 엔조 지단이 교체출전 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2군인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를 거친 엔조 지단은 어린 시절부터 '지단 주니어'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2011년에는 은퇴 전이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어린 엔조 지단의 재능을 인정해 맨유로 영입하려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었다. 문제는 엔조 지단의 성장이 더뎌지면서 점차 프로 데뷔 가능성이나 활약 여부는 좀처럼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점.

하지만 1일 치러진 레알과 레오네사의 경기에서 엔조 지단은 또 다른 레알 마드리드의 신성 외데가르드보다 많은 주목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외데가르드는 지난 2015년 노르웨이 클럽인 스트롬스고드셋에서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로 이적했으며 이후 축구계를 이끌어 갈 차세대 스타로 일찌감치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 벤제마 등 쟁쟁한 스타들이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르는 것은 외데가르드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지단 감독은 오는 4일 예정되어 있는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 경기를 앞두고 1일 치러진 국왕컵 32강 경기에서 1군 주전 선수들 대부분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이 날 국왕컵 32강 2차전 경기에 그간 성인 무대 출전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던 어린 선수들이 대거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유다. 외데가르드가 약 2년 만에 다시 1군 경기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이 날 경기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후반 18분 성인 무대 데뷔골까지 터뜨린 엔조 지단이었다.

팀이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지단은 외데가르드, 마리아노 등 팀 동료들과도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상대팀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18분에는 마리아노의 패스를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곧바로 골로 연결시키는 활약까지 펼쳤다. 32강 1차전에서 이미 7-1 대승을 거뒀던 레알 마드리드는 이 날 2차전 경기에서 무려 6골을 몰아 넣으며 전적 합계 13-2로 국왕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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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주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지만 현재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있는 지단 감독은 1군 감독직을 맡기 전 약 2년 가까이 레알 마드리드 2군 팀에 해당하는 카스티야를 이끌며 지도력을 쌓았다. 카스티야에서 뛰었던 아들 엔조 지단의 현재 기량과 성장 가능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 역시 아버지 지단 감독인 셈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은 현역 시절 어린 나이부터 천재적인 재능으로 주목 받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프랑스 무대를 평정한 지단은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같은 명문 클럽에서 세계 축구사에 남는 미드필더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모국 프랑스 대표팀에서도 지단의 존재감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여전히 배출되지 않고 있다.

국왕컵 경기를 마친 지단 감독은 아들이 1군 무대에서 데뷔골까지 터뜨렸지만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지단 감독은 "감독이라는 직책을 잠시 내려 놓는다면 아들의 활약에 무척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힌 동시에 "하지만 나는 감독이고 오늘 우리 팀 선수들 모두의 활약에 칭찬을 보내고 싶다. 그들 모두가 오늘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며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했다. 지단의 아들이 지단 감독 밑에서 '대형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다시 한 번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단 감독이 이끌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8일부터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2016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대륙별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참가하는 이 대회에 레알은 유럽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다. AFC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전북이 1차전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다음 상대가 레알 마드리드여서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Getty Images/이매진스]

(SBS스포츠 이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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