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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국가 인프라 보호하겠다" 주장…당국, 진의 의심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상대로 15년째 내전을 벌이는 탈레반이 "국가 인프라 사업을 보호하겠다"며 유화 제스처를 내보이자, 아프간 당국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30일 현지 인터넷신문 파지와크아프간뉴스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아프간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탈레반 지휘부는 공공복지를 위한 개발사업을 지지하며 도로·철도·댐·전력 등 개발사업은 탈레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추진해온 30억 달러(3조5천억원) 규모의 메스 아이나크 구리 광산 개발사업, 100억달러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아프간-파키스탄-인도 천연가스관 연결 사업을 보호·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의 이런 발언을 의심하고 있다.

샤 후사인 무르타자위 아프간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지난 몇 달 사이에만 탈레반은 11개 주에서 학교·다리·도로 등 공공 자산과 인프라 시설을 공격해 3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줬으며 지난겨울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오는 전력선을 절단해 수도 카불 등에서 수백만명이 한 달 이상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면서 "탈레반은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의 이번 발표를 주민 지지 확보와 대외용 메시지로 풀이했다.

카불에 있는 탈레반 전문가 와히드 무즈다는 "탈레반이 이웃한 투르크메니스탄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말했다.

미국 우드로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은 "아프간 탈레반은 파키스탄 탈레반 등 다른 나라 무장단체보다 온건하게 보이려 노력해왔기에 이번 발표도 놀라운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약속을 뒤집고 인프라 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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