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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비극'…차로 친형 치어 숨지게 한 동생 유죄

친형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동생에게 1심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금고형을 선고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제1형사부(권순형 부장판사)는 30일 교통사고로 친형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47)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가 난 상해치사 혐의 외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고의성을 입증하기 힘들다며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인가가 밀집한 마을을 지나는 도로를 운전하면서 주의를 게을리해 사람을 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는 인정해 금고형을 선고했다.

형제간 비극은 재산 상속으로부터 시작됐다.

김 씨 어머니는 5남 1녀 중 막내지만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며 자신을 돌보는 김 씨에게 2009년 재산을 단독으로 물려줬다.

그러나 형은 어머니가 재산을 막냇동생에게 모두 넘긴 게 불만이었다.

그는 지난해까지 7차례나 동생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는 전부 무혐의 처리되거나 각하됐다.

형은 용돈이 떨어질 때마다 '돈 내놔라.'라며 동생이 운전하는 차량을 수시로 가로막았다.

비극은 지난해 9월 발생했다.

김 씨가 논에 잡초를 뽑은 후 차를 타고 돌아가던 중 남성 1명이 도로변 컨테이너 쪽에서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었다.

김 씨 차량은 앞범퍼와 부딪혀 튕겨 나간 사람을 바퀴로 치고 그대로 지나갔다.

숨진 사람은 김 씨 친형이었다.

공교롭게도 사고 당시 목격자는 한 명도 없었고 차량 내부나 도로변에 CCTV도 없었다.

검찰은 김 씨가 도로에 뛰어든 사람이 형인 줄 알면서도 급정거하거나 핸들을 꺾지 않았다며 1심에서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사고 정황상 형을 죽일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과정에서 차량 속도가 쟁점이 됐다.

검찰은 사고 당시 김 씨가 시속 40㎞로 운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도로에 뛰어든 형을 보고 충분히 차량을 세울 여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씨는 시속 70㎞로 운전 중에 갑자기 형이 차량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멈출 틈이 없었고 뒤늦게 급정거를 했지만,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사고현장에는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가 없었다.

사고지점에서 시속 70㎞로 달리던 차량이 급정거하는 실험을 했지만 스키드 마크가 나타나지 않은 점은 김 씨 진술을 뒷받침했다.

이런 점을 근거로 1심 재판부는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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