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에서 불이 나 점포 800여 곳이 타는 등 겨울철 들어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30일 오전 2시 8분께 대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통 시장인 서문시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하고 있다.
이 불로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4지구 상가 점포 839곳이 모두 탔다.
현재 큰 불길은 모두 잡은 상태로 소방당국은 상가에 있던 의류, 침구, 커튼 등에 남은 불을 끄고 있다.
불길이 워낙 거세 4지구 상가 건물 전체가 붕괴할 위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날 당시 건물에 있던 경비원 2명은 대피했지만, 화재 진압 과정에서 소방관 2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완전히 꺼지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기안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 현장감식을 할 계획이다.
비슷한 시각인 오전 2시 30분께 경남 김해 한 7층짜리 복합상가건물 3층 호프집에서 화재가 발생, 호프집 주인 A(47)씨와 아들(11)이 숨졌다.
소방당국은 A씨 부자가 불을 피하려다가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은 호프집 내부 150㎡ 가운데 절반 정도를 태워 3천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내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소방대원에 의해 30분 만에 꺼졌다.
A씨는 호프집에 내실을 마련해 아들과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천장에서 불이 시작된 점을 토대로 천장 쪽에 설치된 전기설비에서 누전이 발생,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날 오전 11시 48분께 충남 계룡시 한 대형마트에서도 불이 나 건물 1개동 2천137㎡가 모두 타 7억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불은 4시간 만에 꺼졌지만, 마트 안에 있던 종업원 15명과 손님 5명 등 20여명이 놀라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콘센트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큰 불이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화재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열 기구를 많이 사용하는 겨울철에는 작은 부주의가 큰 불로 번질 수 있다.
대전소방본부 대응관리과 화재조사담당자 길송호 주임은 "석유 난로를 켠 상태에서 석유를 넣어 불이 번지거나, 전기 히터 위에 수건을 걸어놨다가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겨울이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 발생 건수가 유의미하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전열 기구에 사용에 따른 화재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봄∼가을에 전기장판을 접어 보관하면 열선이 손상돼 불이 날 수도 있으니 되도록 말아서 보관하고, 열선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며 "전기나 전열 기구를 사용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