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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부족, 어린이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 줄 수도"

수면부족은 어린이의 뇌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도 하루 8시간은 자도록 권고해왔다.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수면부족이 기억과 관련 있는 뇌 부위인 전두엽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밝혀져서다.

그러나 스위스 취리히대학 살롬 쿠르트 교수가 이끄는 미국, 영국 등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어린이의 경우 수면부족이 어른들과 달리 훨씬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30일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잦은 수면부족은 어린이에게는 특히 계획된 움직임, 공간추론, 집중력 등과 관계된 뇌 후두엽에 가장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어린이들은 성인과 달리 뇌가 성장 발달하는 과정에 있어 이런 타격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뇌발달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인간은 잠이 부족하면 신체 기능 회복을 위해 깊은 잠을 자는 이른바 '심층수면기간'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회복 과정엔 뇌파가 느려지는 '서파활동'이 일어난다.

두피 곳곳에 전극을 부착한 뒤 뇌파를 관측하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수면부족 후 잠을 잘 때 서파활동이 전두엽 부분에서 주로 일어난다는 기존 연구결과들이 있다.

연구팀은 어린이는 이와 다를 수 있다고 추정, 5~12세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같이 놀아주면서 수면량을 정상시간의 50%를 줄인 뒤 뇌파를 관측했다.

그 결과 정상적으로 잠을 잤을 때보다 뇌 전반, 특히 후두엽 부분에서 서파활동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해당 부위가 수면부족에 더 취약하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또 수면부족이 서파활동이 일어나는 부위에 접한 미엘린 성분에도 영향을 주는 것을 관측했다.

미엘린은 뇌 신경 섬유를 감싼 피막조직이다.

전선의 피복 같은 것이다.

미엘린이 두터울수록 뇌신경세포 간 신경(또는 전기적 정보) 전달 속도가 빨라지며 이는 지능지수 등과 관계가 있다.

정상적인 경우 미엘린은 출생 2년여가 지나야 모든 뇌신경섬유를 감싸게 되며, 20대 중반까지 점점 두터워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어린이에게 잠은 '뇌에 (신경망이라는 전선을) 배선하는 과정' 즉, 뇌의 성숙 과정과 같다"면서 잠이 부족하면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고 장기적으로 뇌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선구적인 인간뇌과학' 최신호에[10.3389\fnhum.2016.00456] 게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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