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2016년의 현실' 보여주는 두 명의 20대

SBS 뉴스

작성 2016.11.29 08:34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용역업체 직원이었던 김 모 군의 가방, 그리고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이 시대를 살아가는 두 명의 20대의 삶은 2016년의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박하정 기자가 취재파일에서 전했습니다.

김 군은 지난 5월 서울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졌습니다. 김 군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집에 보탬이 되기 위해 대학은 뒤로 미루고 취업을 했습니다.

1백만 원 조금 넘는 월급을 쪼개 적금도 부었고, 그 와중에 동생에게는 용돈도 줬습니다. 하지만 밥 먹을 시간도 없어서 컵라면으로 때우는 일이 잦았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지쳐 쓰러져 잠드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다니던 회사가 서울메트로 자회사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말에, 그렇게 되면 월급도 오르고 준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에 힘들어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김 군은 결국, 고장 난 스크린도어 점검을 하다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20대의 김 군의 삶에는 현실 때문에 꿈을 잠시 접어두기도 하고, 일이 고되지만, 월급이 오를 거라는 기대에 참기도 하는 우리 젊은이들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 잘 만난 덕에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온 20대 정유라 씨를 보며 우리는 분노합니다. 정 씨는 고3 때 17일만 출석하고도 졸업장을 받았고, 또 이화여대에는 금메달 하나로 합격했습니다.

대기업 삼성은 정 씨를 위해 말을 사줬고, 땅을 담보로 기업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신용장을 발급받아 거액을 대출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씨의 변호인은 정유라 씨를 이렇게 두둔했습니다.

[이경재 변호사/최순실 씨 변호인 : 지금 그 딸(정유라)이 어느 정도 세월의 풍파를 견뎌낼 만한 나이 같으면 모르겠는데 우리 사회가 (정 씨의 상황을) 이해할만한 아량이 있지 않냐, 이렇게 생각합니다.]

"왜 같은 20대인 정유라는 그렇게 잘 살아왔나, 그런데 왜 김 군은, 또 우리는 그렇지 못한가." 정유라 씨의 비리에 분노한 많은 시민들은 이렇게 묻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 2016년, 두 명의 20대

(김선재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