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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한파'에 움츠러든 친박…"무서워 지역구도 못 내려가"

'탄핵한파'에 움츠러든 친박…"무서워 지역구도 못 내려가"
▲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등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김진태 의원
 
"맞아 죽을까 봐 무서워서…."

새누리당 내 친박(친 박근혜)계 주류들이 잔뜩 움츠러들고 있습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성난 민심에 떼밀려 '정신적 구심점'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절차까지 임박한 분위기이지만, 소위 '강성 친박'이 주축이 된 지도부는 별다른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일부 친박 핵심 중진들이 종종 접촉하며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역시 똑 부러진 전략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친박 지도층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당내 친박계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초·재선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표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워낙 전국적인 바닥 민심이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보니 이들은 지역구를 찾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북 지역의 한 초선 의원 측은 "TK(대구·경북) 텃밭은 옛말이 됐다"면서 "아무리 숨어있는 '절대 지지층'이 있다고 해도, 청년층은 완전히 돌아섰다.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 항의전화에 지역구 사무실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나마 오랜 기간 지역에 연고를 다져온 의원의 경우 당분간이라도 '개인기'에 기대볼 수 있지만, 말 그대로 갖다 꽂은, 소위 '진박'들은 한 달 가까이 지역구를 아예 내려가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상당수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상대적으로 지역기반이 탄탄하다고 여겨지는 중진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비영남권의 한 중진은 하루가 멀다 하고 왕복하던 지역구에 발길을 끊었습니다.

이 중진은 "내 소신과는 별개로, 맞아 죽을까 봐 무서워서 도저히 지역은 찾지 못하겠다"고 토로했다는 전언입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계획했던 각종 봉사활동과 재래시장, 경로당 방문 등의 민생탐방 일정 또한 '올 스톱' 됐습니다.

경남지역의 한 초선의원 측은 "듣는 민심이라고 해봐야 쓴소리밖에 더 있겠느냐"면서 "그나마 규모가 큰 지역 행사들은 초청을 거절하기도 어려워서 간간이 참석은 하는데, 사람들 앞에서 웃으면 '지금 웃음이 나오느냐'고 욕을 먹고, 찌푸리면 '뭘 잘했다고 울상이냐'고 또 욕을 먹는다"고 털어놨습니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대해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등의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는 김진태 의원의 경우 지난주 5차 광화문 촛불집회 당일 지역구에서 목욕탕을 찾은 일만으로도 일부 언론의 뭇매를 맞은 지경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다수의 주류는 공개 행보는 물론 언론 노출도 최소화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동안 친박 '주포'를 자임했던 일부 재선급 의원들은 최근 언론지상에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고, 종합편성채널 등의 방송 출연은 비주류가 사실상 독점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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