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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벽을 '꽃벽'으로…경찰 "당분간 떼지 않겠다"

<앵커>

이렇게 주말마다 열리고 있는 대규모 촛불집회는 질서있고 평화적인 시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의 차벽으로 이용된 경찰버스에 시민들이 붙인 꽃무늬 스티커가 화제가 됐는데, 이번 주말에는 더 많은 꽃이 차벽을 장식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총검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꽃 한 송이를 든 채 막아선 한 여성. 지난 1967년, 베트남전 반대시위 현장에서 찍힌 이 사진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상징합니다.

그런데 지난 19일 광화문 촛불 집회에서도 수만 송이의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경복궁역 앞에 차벽용으로 세워진 경찰버스가 진짜 꽃은 아니지만 꽃 모양 스티커로 뒤덮인 겁니다. 

과거 일부 시위현장에서 밧줄에 묶이거나 낙서로 뒤덮여 만신창이가 됐던 경찰 버스가 거대한 스케치북으로 변했습니다.

꽃 스티커 붙이기는 평화 집회를 꿈꾸는 한 작가의 바람에서 시작됐습니다.

[이강훈/작가 : 폭력적이거나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평화적인 형태로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그런 형태의 저항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 예술단체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2만 9천 장의 꽃 스티커는 광화문 차 벽을 수놓았습니다. 시민들은 시위가 끝난 뒤 그냥 두면 경찰이 수고해야 한다며 붙였던 스티커를 직접 떼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경찰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며, 당분간 남아 있는 스티커를 떼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평화집회의 상징으로 떠오른 꽃 스티커는 더욱 탈부착이 쉬운 형태로 9만 장이 제작돼 오는 26일 촛불집회에서도 배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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