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조직위, '저장 눈'으로 스노보드 코스 조성 (사진=연합뉴스/2018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25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리는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경기장은 무려 8개월 전에 내린 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시즌 첫 테스트이벤트인 이번 대회는 스노보드의 세부 종목 가운데 하나인 빅 에어가 열리며 이 대회는 높이 33m, 최대 경사각 40도, 길이 158m의 점프대를 도약해 공중 연기를 펼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에 대비해 지난 3월 알펜시아 스포츠파크와 용평 리조트 내에 각각 1만3,000㎥의 눈을 저장했습니다.
8개월이 지난 이달까지 약 40% 정도가 남았고 이 눈을 이번 대회 경기장에 사용했는데, 일부 제설을 하기도 했으나 "거의 100%에 가까운 분량이 저장해둔 눈"이라는 것이 조직위 관계자 설명입니다.
눈을 8개월간 저장해둔 곳은 뜻밖에도 야외.
이홍재 평창조직위 경기국장은 "핀란드 눈 저장 업체등과 합작으로 눈을 쌓아두고 그 위를 부직포, 그 위에 단열 스티로폼을 덮고 다시 부직포로 한 겹을 더 올려서 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홍재 국장은 "특히 이번 여름이 더웠고, 태풍까지 와서 눈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우려했으나 전체적으로 40% 정도 남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회에 필요한 눈의 양은 총 8,000㎥인데 저장해놓은 눈 5,000㎥ 정도를 투입하고 나머지 3,000㎥에 해당하는 부분은 경기장 하단에 토사를 채워 넣는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눈 저장에 들어간 예산은 3억원, 남은 눈을 경기장으로 옮기는 데는 10일이 걸렸습니다.
특히 눈에 불순물이 들어가면 금방 녹기 때문에 살수차까지 동원해 눈을 퍼내는 기구나 옮겨 담는 차량 등을 깨끗이 청소한 뒤에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진행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이홍재 국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권고하는 저장 눈의 양은 90만㎥에 이른다"며 "이번에 2만5천㎥ 정도의 양을 보관하기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 효율성이 문제로 지적된다"고 밝혔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설상 종목은 인공 눈이나 저장 눈의 필요성이 특별히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다만 3월 장애인올림픽의 정선 스키장에는 어느 정도 예비 눈이 있어야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국장은 "정선 코스는 높기 때문에 코스 중간마다 눈을 저장했다가 필요하면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준비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눈 저장 사업을 더 분석해 평창 올림픽을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