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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닭산지 포천 의심신고·텃새 감염…AI 전국 급속 확산

최대 닭산지 포천 의심신고·텃새 감염…AI 전국 급속 확산
전국을 강타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서해안 벨트'를 타고 수도권까지 상륙하는 등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을 오가는 철새뿐 아니라 국내 야생 텃새에서도 처음으로 AI가 확인돼 전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역 당국과 가금류 사육농가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AI 확산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 23일 가축방역심의회 서면 심의를 통해 위기 경보 단계를 현행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위기경보는 총 4단계로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나뉜다.

23일 일선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께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 65마리가 폐사해 AI 의심 축 신고가 접수됐다.

이 농장에서 폐사한 닭 5마리를 간이검사한 결과 모두 양성 반응이 나왔다.

포천시는 이 농가의 닭 24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포천은 전국 최대 닭 산지여서 감염이 번지면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고병원성 H5N6형 AI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양주시 백석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 번째 의심농가가 나온 것이어서 AI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AI가 극성을 부리는 충북에서는 이날 음성군 맹동면의 2개 농장에서 또다시 오리의 집단 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두 농장은 충북에서 최초 AI 확진 판정을 받은 맹동면 용촌리 육용 오리 사육농장에서 반경 3㎞ 이내에 있다.

충북도는 이들 농장은 물론 이들 농장주와 가족관계가 있거나 같은 도로를 이용하는 7개 농장 가금류 9만5천여 마리를 살처분하기로 했다.

충북에서 살처분한 가금류는 모두 53만7천 마리로 늘었다.

농림축산방역본부는 이날 일제검사 과정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던 맹동면 3개 농가가 H5N6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판정했다.

충북의 확진 농장은 5곳이 됐다.

충남 아산에서도 첫 AI 의심농가가 나왔다.

이날 오전 아산시 신창면 행목리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닭이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검사를 벌여 AI 확진 판정을 내렸다.

충남도와 아산시는 이 농가에서 키우던 닭 5만 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전남에서는 이미 해남군 산란계 농장과 무안군 육용 오리 농장 두 곳이 AI로 확진돼 4개 농장 닭 4만 마리, 2개 오리 농장 3만4천 마리 등 모두 7만4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전북에서도 지난 21일 의심축 신고가 들어온 김제시 금구면의 육용 오리 농장에서 AI 항원 양성 반응이 나왔다.

고병원성 여부는 오는 25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H5N6형 양성 확진은 9곳으로 늘었고, 10곳에서 정밀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확진 판정 농가 가운데 아산시의 농가는 고병원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AI로 살처분된 가금류는 모두 93만2천 마리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야생 텃새에서 AI가 처음 검출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강원도 원주에서 채취한 수리부엉이 폐사체 시료에 대한 AI 정밀검사 결과 H6N6형 고병원성 AI로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최근 잇따라 검출되고 있는 고병원성 AI와 동일한 혈청형 바이러스다.

앞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내려졌던 충남 천안과 전북 익산 등의 야생조류는 경우 모두 러시아나 중국을 오가며 서해안서 서식하는 겨울 철새지만, 이번에 확진된 수리부엉이의 경우 계절적 이동을 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텃새다.

내륙의 토종 텃새에서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것은 서해안 벨트를 타고 번지는 AI 감염지대가 더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방역당국과 가금류 농장들이 바짝 긴장하는 이유다.

지방자치단체 등 방역 당국은 AI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북도는 도내 전역 오리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검사에 나섰다.

23일 기준 47개 농가 중 37곳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쥐 출입을 막고 소독 효과가 있는 생석회도 청주·음성 각 14t, 진천 10t 등 총 38t을 농가에 지원하기로 했다.

가금류 판매가 많은 청주 육거리 시장 일제 소독에도 나선다.

경기도는 오는 24일 20억원의 예비비를 긴급 투입, 차단방역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전국 최대 닭 생산지인 포천시에 AI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포천시는 가금류 사육농가 전담공무원을 편성해 주 1회 임상 예찰하던 것을 2회로 늘렸으며 가금류 사육농가 전체를 대상으로 긴급 예찰을 벌이고 있다.

철새가 AI 발병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도내 14곳에서 예찰과 분변검사를 주 1회 실시하는 등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또 도축장, 철새 도래지, 전통시장 등 중점관리대상 115곳에 대해 소독방제차를 매일 운영하고 있다.

충남도와 아산시는 AI 의심 신고를 접수한 뒤 초동 방역팀을 현장에 보내 신고농장을 통제하는 한편 긴급 정밀조사에 돌입했다.

충남도는 시군 양계협회와 수의사회 등 관련 단체에 AI 의심 신고 접수 사실을 긴급 통보하는 한편 도내 모든 가금류 농가 1천336호에 대해 예찰 철저 및 소독 등 차단방역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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