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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불출마 선언 왜?…탄핵 주도하며 新 보수 중심 모색

김무성, 불출마 선언 왜?…탄핵 주도하며 新 보수 중심 모색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23일 선언한 대통령선거 불출마는 그로선 일생일대의 승부수다.

지난 2012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등 '백의종군'의 경험은 있었지만, 이날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정치인생의 마지막 꿈"인 대선 출마 의지를 접은 것은 무게가 다르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혀 온 김 전 대표에 대해선 카리스마가 있다는 호평과 좌고우면한다는 혹평이 엇갈리곤 했다.

그런 측면에서 자신의 최종 목표였던 대선 출마를 포기한 것은 쉽지 않은 결단으로 평가될 만하다.

김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 출범에 일익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새누리당의 직전 당 대표로서 지금의 국가적 혼란에 책임을 통감하기 때문"이라고 불출마 배경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정권 재창출에 공을 세웠다.

지난 4·13 총선에선 당 대표로서 선거를 이끌었으나, 참패하고 물러났다.

그의 측근으로 꼽히는 강석호 의원은 "지난번 '공천 파동' 때부터 책임감이 있었는데, 대통령마저 저렇게 되니까 '내가 무슨 낯짝으로 대선에 출마하겠느냐'는 말을 자주 했다"며 "주위에서 만류해도 양심상 안 되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향후 행보를 정확히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백척간두진일보, 십방세계현전신(百尺竿頭進一步, 十方世界現全身)"이라는 중국 당나라 고승 장사(長沙)의 글귀를 인용했다.

'까마득한 절벽 끝에 서서 한 걸음 내디디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것으로, 당장 정치적 자살 행위로 보일 만한 대선 불출마가 오히려 새 지평을 여는 계기라는 의미로 읽힌다.

김 전 대표는 그러면서 박 대통령 탄핵안 발의와 개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당내에서 탄핵 발의에 앞장서기로 했다"는 김 전 대표의 언급은 최근 주류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의 물밑 협상 등을 놓고 비주류 일각에서 제기된 '사쿠라(정적과 내통한다는 정치권 은어)' 비판을 불식시키는 한편,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완전히 갈라서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당내에서 탄핵에 앞장서겠다"라고 표현했지만, 박 대통령 탄핵 주도는 경우에 따라선 탈당까지 염두에 두지 않고선 어렵다.

실제로 김 전 대표는 비주류 탈당파와 주류 핵심부 양쪽으로부터 탈당 요구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탈당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으면서도 "한계점이 오면 결국 보수의 몰락을 막기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탄핵과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탄핵안 발의·의결 시점을 전후해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는 여지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표가 탈당파에 합류하면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하고, 이른바 '제4지대'를 중심으로 중도·보수 진영의 새판짜기를 주도하면서 다시 한번 '킹 메이커'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그는 "보수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고 합리적인 보수 재탄생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며 "이걸 바탕으로 양극단 정치를 배제하고 민주적 협치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는 포부를 보였다.

김 전 대표의 향후 행로를 그의 소신인 개헌과 연관 짓는 시각도 없지 않다.

PK(부산·경남) 지역의 현역 최다선으로 입지를 다진 그가 '지역의 맹주'를 발판으로 내각제 개헌 이후 실권을 쥔 국무총리를 노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끝으로 다시는 국민에게 괴로움을 끼치면 안되며, 그 해결책은 개헌이라 생각하고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개헌 추진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기자들이 새판짜기를 통한 새 정치 모색 가능성을 묻자 김 전 대표는 자신의 불출마 결정에 '숨은 의도'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듯 "그런 말씀 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다음은 김 전 대표와 기자들의 일문일답이다.

--앞으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박 대통령은 국민을 배신했다.

새누리당도 배신했다.

헌법을 심대하게 위반했다.

국가는 법으로 운영돼야 한다.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을 받아야 한다.

지금 야당이 탄핵에 대해서 갖가지 잔머리를 굴리며 주저하고 있는데, 새로운 보수를 만들고 또 국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우리 새누리당 내에서 탄핵 발의를 앞장서기로 했다.

--직접 탄핵 발의를 주도한다는 뜻인가.

▲그렇다.

저 개인뿐 아니라 비상시국회의에서 할 것이다.

--발의 시점은 언제쯤인가.

▲오늘부터 시작한다.

곧 되지 않겠나.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다.

--탄핵에 찬성하는 새누리당 의원이 30명 안팎이라고 하는데.

▲숫자 계산하지 않고 옳은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탈당에 대한 입장은.

▲우선 새누리당 내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부터 하겠다.

--더 뜻을 모아서 당을 나가겠다는 생각인가.

▲지금 새누리당 당원 중에 탈당하고 싶은 마음이 누가 있겠나.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않고, 국민적 분노는 끓어 오르는데 그 분노가 사그라들 행동은 하지 않고 분노를 더 조장하는 행동을 대통령부터 하지 않나.

이렇게 하면 새누리당만 몰락하는 게 아니라 우리 당을 건전하게 유지할, 우리나라를 건전하게 유지할 보수의 몰락이 온다.

한계점이 오면 결국 보수의 몰락을 막기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고, 그것은 탄핵과 연관돼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당 내분 해결에 대한 견해는.

▲비상시국회의의 그동안 주장이 있었고, 여기에 대해 새누리당 지도부의 대응이 있었다.

현 지도부의 사퇴, 그다음에 할 것은 비대위 구성인데, 비대위 구성을 전제로 만나서 얘기해보자고 해서 (주류와 비주류의) '3대 3 모임'이 시작됐다.

전권을 주는 비대위 구성이 돼야만 비상시국회의가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대위 구성은 최경환 의원과 어느 정도 합의가 됐나.

▲3대 3 미팅을 만드는 게 비대위 구성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그것은 현 지도부 사퇴를 전제로 하는 얘기로 생각하고 했는데, 진전이 잘 안 되고 있다.

--이정현 대표가 사퇴 시기를 다음 달 20일로 못 박았는데, 그렇게 해도 된다고 양보한 건가.

▲그렇지 않다.

현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

--불출마 선언 이후 개헌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까.

▲지금 일곱명째 대통령하에서 5년마다 한 번씩 이런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끝으로 다시는 국민에게 괴로움을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해결은 개헌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추진할 것이다.

--개헌 이후 국무총리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있다.

▲그런 말씀 하지 말아달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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