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해 12월 비아그라와 팔팔정 등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364정을 구입한 내역에 대해 “아프리카 순방시 고산병 치료용”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가 또다른 고산병 치료제도 대량 구입했던 것으로 확인돼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오늘(23일) 비아그라와 팔팔정을 구입한 이유에 대해 “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라며 “아프리카 순방시 수행단의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구입 시기입니다.
청와대가 비아그라 등을 공급받은 시기는 순방 반 년 전인 지난해 12월입니다.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의약품이 아닌 비아그라를 반년이나 앞서서 구입한 이유에 대한 해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박 대통령의 순방국 중 고산병 위험이 심각할 정도로 고도가 높은 국가도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25일부터 10박12일간 에티오피아와 우간다, 케냐, 프랑스를 순방했습니다.
이 가운데 고도가 높은 도시인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는 해발고도가 2355m 정도이며, 우간다 캄팔라는 해발 1190m, 케냐 나이로비는 해발 1661m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산병은 해발 1850m~2750m 수준 고도에서 22% 정도가 겪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고산병 위험이 적게나마 있는 곳은 아디스아바바뿐이라는 지적입니다.
또 청와대가 같은 시기에 고산병 치료용 의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고산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약품 ‘아세타졸정’을 200정 구입했습니다.
아세타졸정의 주성분인 아세타졸아미드는 고지대 방문 전에 미리 투여하면 예방 효과가 있고 고산병 증상이 나타난 후 투여하면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청와대 설명대로라면 고산병 예방 및 치료약에 더해 비아그라까지 수백 정을 구입한 셈입니다.
청와대는 순방 직후인 2016년 6월에도 아세타졸정을 1000정이나 더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아프리카 순방을 앞두고 수행단의 고산병 치료제로 (비아그라를) 구입했다"는 청와대의 해명을 반박하며 "의료전문가들은 고산병 치료·예방제로 아세타졸아미드를 주로 사용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