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탄핵 머뭇거릴 필요없어…野 합동의총·與 공개서명 받아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늘(23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과 관련해 "야3당이 조금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명여대에서 열린 '숙명여대생과 함께하는 시국대화'에 참석해 "민심이 압도적인 만큼 탄핵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밟는 것이 정치권의 할 일이다. 결국 탄핵은 될텐데 시간을 끌어서 얻는 것이 뭐겠나. 박 대통령은 자기 한 사람을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문 전 대표는 "우선 야3당이 합동 의총을 열어 전원이 탄핵발의안에 서명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도 공개적으로 발의 서명을 받아서 국민에게 누가 거부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선택은 두 가지다. 공범으로 책임을 지고 대통령과 함께 침몰하는 길을 갈 것인가 탄핵에 찬성하고 국민에게 속죄할 것인가"라며 "의결을 거부한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헌법재판소 역시 이른 시일 내에 탄핵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탄핵 발의에 앞장서겠다고 밝힌데 대해서도 "이 역시 새누리당이 밟아야 하는 속죄의 길이며, 새누리당이 그런 속죄를 하지 않는다면 대통령과 공범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현웅 법무부장관,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표를 낸 것에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지휘한 수사를 스스로 부정했다. 그러니 법무장관 사임은 당연하다"며 "국무총리나 다른 장관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에 봉사하는 분들이다. 국민들이 집단사퇴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을 향해서도 "강제로 탄핵을 당하면 대통령 개인에게나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국민도 그렇게 요구하고 있다. 야당과 제가 걸어가는 길이 촛불민심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제 딸이 제게 전화를 해서 '여자로 태어난 것이 이렇게 쪽팔린 것은 처음'이라고 얘기를 하더라"라며 "하지만 극우 정치권력과 검찰, 언론, 재벌의 카르텔 중심에 박 대통령이 있었던 것이지, 여성이기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본질적으로 아무 차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전에는 대체로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호가호위로 일어난 사건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통령 자신이 주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촛불은 날이 추워진다고 멈추지 않겠지만, 국민도 지칠 수 있으니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비상시국회의 구성도 필요하다"며 "이는 정쟁으로 순수성을 해치지 않도록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헌론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라는 분도 있는데, 헌법이 고쳐야 할 대목은 많지만, 헌법에 무슨 죄가 있나"라며 "과거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왕적이었나"라고 반문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과거 강원룡 목사가 노 전 대통령이야말로 초대 대통령이라고 한 적이 있다.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대통령이라는 평가"라며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은 친일·독재 세력에 맞서다가 핍박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거 노무현은 외로웠지만 지금은 온국민이 촛불민심으로 함께하고 있기에 반칙과 특권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위기지만 어찌보면 하늘이 우리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준다는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문 전 대표는 "진상을 규명하는 주체는 검찰, 특검, 국조지만 그 동력은 국민들이 촛불로 제공해 주는 것"이라며 "굳이 차벽을 넘으려 애쓸 필요없다. 평화적 시위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으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