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靑, 탄핵 속수무책 관망…'자중지란' 새누리에 방어 기대

靑, 탄핵 속수무책 관망…'자중지란' 새누리에 방어 기대
청와대는 23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속도를 내자 "국회의 일"이라며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은 국회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가 답변할 사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탄핵은 국회에서 결정할 사안인 만큼 우리로서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말을 아끼는 것은 절차상 탄핵에 개입할 권한이 없는 데다 야권이 탄핵안 통과를 위해 새누리당 이탈표 끌어내기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말을 보태는 것이 유리할 게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청와대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를 전면 반박하면서 "차라리 헌법상 합법적 절차로 매듭짓자"고 탄핵 배수진을 친 바 있다.

여기에는 국회 추천 총리와 탄핵 절차의 선후 문제를 둘러싼 야권의 복잡한 셈법, 의결 정족수 확보 등의 절차를 고려할 때 야권이 탄핵을 쉽게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이란 나름의 계산도 깔렸었다.

그 사이 국회 추천 총리 문제를 고리로 야당과 대화 테이블을 마련해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도 있었다.

하지만 야당이 발 빠르게 탄핵 대오를 형성하자 청와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정국을 주시하는 상황이다.

만약 내달 초 탄핵안이 가결될 경우 박 대통령은 생각보다 빨리 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특검 수사와 국정 조사 등의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청와대는 내심 새누리당이 최대한 '탄핵 방어' 역할을 하면서 시간을 벌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탄핵 문제는 당에서 대처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탈당 등 내분 상황을 수습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로서는 특검 수사에 법리적으로 대비하면서 국정을 챙겨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이날 대통령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탄핵 발의에 앞장서기로 했다"고 밝히는 등 자중지란의 늪에 빠져드는 새누리당에 '탄핵 저지선' 역할을 기대하기는 난망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탈당 행렬이 본격적으로 탄력받는 상황에서 이정현 대표 등 친박계 지도부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결국 탄핵의 물꼬가 터졌고, 청와대로서는 야권의 처분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