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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국경제에 트럼프 쓰나미 오나?

한은 5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불확실성 더욱 커졌다"

[취재파일] 한국경제에 트럼프 쓰나미 오나?
11월 8일 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미국 곳곳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트럼프 대통령 반대 시위에 나섰다.

힐러리 클린턴보다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면서도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306명을 확보한 트럼프, 아이젠하워 대통령(1953-61) 이후 64년 만에 정치 경력이 없는 대통령, 70세로 미국 역사상 가장 나이가 많은 대통령, 부시 대통령(2003-07) 이후 처음으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경제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 것인가. 

한국은행은 11일 이례적으로 발 빠르게 ‘미국 대선 결과 및 새 행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 마디로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책의 이행 강도나 방향 등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다소 불확실성이 높은 분석이다. ‘미국 최우선(America First)'을 선언하며 대외통상 분야에서 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추진함에 따라 수출 주도의 우리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지만,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감세, 규제완화 등으로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트럼프가 재정을 동원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공약하면서 미국의 금리가 오르고 달러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감세로 인한 재정수지 악화와 무역장벽 확대에 따른 글로벌 교역위축 등으로 미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효과도 제약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 이양기의 정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보호무역 강화에 대비하는 한편,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상호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한국은행은 제언했다.
재정정책 관련 주요 공약
통상정책 관련 주요 공약
11일 금융통화위원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동결을 결정한 한은 총재는 최순실 사태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 브렉시트 사태, 가계부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건설경기 둔화 등 온 갖 불확실성이 한층 강화됐다고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가 당선됐는데도 예상과 달리 미국의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고, 오히려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4월29일 미국 재부부에서 발표한 주요국 외환정책보고서에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연간 대미흑자 200억 달러 이상)와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이상)로 우리나라가 중국, 일본, 대만, 독일과 함께 모니터링 리스트에 올랐지만, 지난해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으로 적극 개입하지 않았고, 외환보유 규모도 크게 늘지 않아(GDP 대비 2% 초과) 환율조작국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금리가 가파르게 오름에 따라 우리나라의 시장금리도 올라가면서 가계부채 부담이 증가하겠지만, 아직은 금융시장이 붕괴되는 시스템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오는 12월 1차례, 내년 2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 되고 있지만, 우리도 미국을 따라 반드시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는 없다면서 한국의 기준 금리인상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 경기진작을 위해서는 금리처방을 쓰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미시적인 정책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 정책 대응이라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는 않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한국은행은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은 금융경로와 무역경로, 지정학적 경로를 통해 우리경제를 사방에서 위협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말대로 트럼프발 위험은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불확실성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외생적인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이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는 가일 것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지경학적 환경 속에서 우리의 리더십에 뚫린 구멍이 더 커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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