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잠룡들 "미흡…총리에 조각권 맡기고 2선 퇴진 선언해야"

야권의 잠룡들은 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추천 총리의 내각 통할' 발언에 대해 2선 퇴진 및 권한이양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지 않은 미흡한 '답'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퇴진 요구 등 강도에 있어서는 여전히 온도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순히 국회 추천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게 조각권과 국정전반을 맡기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2선으로 물러선다고 하는 것이 저와 야당이 제안한 거국 중립내각의 취지"라며 "그 취지와 다르고 민심과도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측 한 핵심관계자는 "실질적 내각통할권 만으로는 부족하다. 조각권과 국정전반을 위임하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난다는 공개적 선언이 필요하다"며 "내각이 관할하지 않는 대통령의 권한, 즉 국정원장과 감사원장, 헌재소장, 대법원장, 특별감찰관 임명권, 군 통수권, 계엄권 등 중요한 권한이 많다. 이 모든 권한을 총리와 거국내각에 넘기고 대통령은 형식적 결재권만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국민의 요구에 비춰볼 때 여전히 미흡하다.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의사표시"라며 "총리에게 모든 권한 위임을 약속하고 총리가 선임되는 대로 물러나야 한다"며 퇴진 주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여야의 책임있는 정치인들이 나서야 한다"며 '비상시국 수습을 위한 (가칭)정치지도자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SNS 글에서 "지금 국민의 뜻은 박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며 "국민은 1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이런 불안정한 대통령에게 국정의 일부라도 맡기기보다는, 즉각 퇴진과 조기 대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부겸 의원은 대통령의 국회 방문 직후 "만시지탄이지만 대통령의 결단을 인정한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2선 후퇴와 거국내각을 받아들인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가 오후 들어 추가 성명을 통해 "국회와 여야의 추천으로 임명된 총리가 조각권을 갖는다는 것이 2선 후퇴의 정확한 의미로, 조각권의 소재가 확실해진 이후 국회와 여야의 총리추천이 진행되는 게 올바르다"고 당과 보조를 맞췄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통령 퇴진을 전제하지 않는 어떠한 수습책도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제안 자체를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은 민심의 바다에서 탄핵되었다. 오늘 국회 방문과 제안은 국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것이다. 실망스럽다"며 "국회의장과 각 당 대표가 숙의하기로 한 만큼 의회의 향후 논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9일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