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영수회담' 공식 제안에 野 사실상 '퇴짜'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이른바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에 따른 국정 혼란의 타개책을 논의하자며 여야 대표들에게 회담을 정식 제안했으나 야 3당으로부터 사실상 '퇴짜'를 맞았습니다.

한 비서실장은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이정현 대표와 만나 "박 대통령이 국회로 올 수도 있다"고 밝힌 뒤 야당이 요구하는 김병준 국무총리 지명 철회에 대해서도 "그 문제까지 영수회담에서 하자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전쟁 중에도 회담하는데, 이 어려운 난국에서는 역시 국회가 중요한 것"이라며 "국민의 대표가 모이신 국회에서 조금 풀어주십사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대표도 "자존심 상하고 환장할 일이지만 처지가 그렇게 되다 보니까 이렇게 야당에 요청한다"면서 "영수회담에 빨리 응해서 야당이 요구하는 거국내각과 책임총리 문제 등을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한 비서실장과의 면담을 거부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김병준 총리 지명을 철회하는 등 선결조치를 해야 만날 수 있지, 만남을 위한 만남은 의미가 없다"면서 "결자해지하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도 한 비서실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총리 지명 철회와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이 이뤄지지 않는 한 회담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손금주 수석대변인이 전했습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박 대통령이 같은 당적인데 영수회담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의당 심상성 대표는 한 비서실장과 만나 "야 3당은 총리 인선을 대화 거부·민심수용 거부로 받아들인다"면서 "지금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하는데도 대통령의 입장이 명확하게 전제될 때 실효성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라면서 '박 대통령 하야 촉구 의견서'를 한 비서실장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최악의 위기 상황에 빠진 국정을 조기에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정치대화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데다 여권도 야당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터여서 이번주 중에 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