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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옛 동지' 한광옥에 "박근혜 비서실장이 웬말이냐"

박지원, '옛 동지' 한광옥에 "박근혜 비서실장이 웬말이냐"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허원제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늘(4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야당 원내대표를 예방했지만 회동은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각각 5분 만에 서둘러 끝났습니다.

한 비서실장과 허 정무수석은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 직전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연달아 찾았습니다.

박 위원장은 한 비서실장이 "사전에 인사를 드리는 게 예의가 아니겠나 해서 찾아왔다"고 입을 떼자 "아무리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도 제가 먼저 환영사를 해야지, 자기가 먼저 시작하는 걸 보니 (권력이) 세긴 센 모양"이라고 비꼬았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어 "한 비서실장과 저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모시고 오랫동안 정치를 했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입장에 있다"며 "오늘 대통령께서 대국민사과를 한 문제에 대해서도 온도차가 있다. 대통령이 좀 변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습니다.

이후 비공개 면담에서 한 비서실장은 "김병준 총리 내정자와 관련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위원장은 "대통령이 총리 내정을 철회하거나 김병준 본인이 사퇴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전했습니다.

특히 박 위원장은 "한 비서실장은 DJ의 비서실장까지 지낸 분이 국무총리로 갔으면 갔지, 비서실장이 웬 말이냐"라고 질타했고, 한 비서실장은 얼굴을 찌푸리며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당초 한 비서실장은 총리직을 희망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총리감은 못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박 위원장은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관련해 "현재 국민의 하야 주장과 절체절명의 시국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것 같다"며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과 3당 영수회담에서 합의된 새로운 총리의 추대를 전제하지 않는다면 대통령의 하야가 정답"이라고 한 비서실장에 강조했다고 합니다.

한 비서실장은 이어진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도 서로 존중하는 태도는 취했지만, 아슬아슬한 신경전은 계속됐습니다.

우선 한 비서실장은 "저희가 배울 것은 배우겠다"며 "국회는 여야의 대화 자리이니 충분히 대화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평상시 같았으면 제가 한 실장과 옛 인연도 말씀드리고 덕담도 나누겠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한 말씀 드리겠다"라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오늘 담화를 보면서 대통령의 시국인식이 국민감정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든다"면서 "눈앞에 닥친 김병준 총리 내정자의 문제는 국회에서 여야가 잘 논의를 해볼 테니까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잘 설득해 주길 바란다. 그래야 처음부터 절차를 밟아서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오늘 (이와 관련해) 대통령이 전혀 말씀을 안 하셔서 야당 입장에선 어떻게 국정을 풀어가야 할지 방향을 잘 모르겠다"면서 "어려움을 헤쳐나간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한 실장이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셔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비서실장이 당초 약속보다 4분가량 늦어지자 "첫 만남부터 기다리게 해서야…"라고 말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으며, 비공개 면담도 따로 갖지 않았습니다.

앞서 6분 가량 진행된 새누리당 정 원내대표와의 회동 분위기 역시 무거웠습니다.

정 원내대표는 "저희 당으로선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된다면, 야당이 요구하는 개별 특검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며 "가능하다면 대통령께서 직접 국회로 오셔서 야당의 지도부와 터놓고 대화를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요청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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