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진그룹의 조양호 회장이 지난 5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해임된 게 최순실 씨와 관련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조 위원장이 최순실 씨와 관련된 각종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지난 2월에 이미 교체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권종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월 초 강원도 정선에서는 평창올림픽 첫 번째 테스트 이벤트인 스키 월드컵이 열렸습니다.
경기장 건설 지연으로 무산 위기에 놓였지만, 혹한에 야간공사를 강행한 끝에 가까스로 무사히 치렀습니다.
평창조직위 핵심 관계자는 "이 테스트 이벤트가 실패했을 경우 문체부가 그 책임을 물어 조양호 위원장을 곧바로 경질하려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평창 조직위원회 관계자 : (문체부)는 안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게(테스트 이벤트) 뜻밖에 된 거예요, 예상외로. 조양호 위원장을 칠 명분이 없어졌는데 한진해운 사태가 터지니까 내친 것이지요.]
문체부가 일찌감치 조양호 위원장을 경질하려 한 이유는 자신들의 각종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600억 원 규모의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장 임시 관중석 등 부속 시설 공사권입니다.
문체부는 최순실 씨 회사 더블루케이와 업무 협약을 맺은 스위스 건설업체 누슬리를 선택하라고 노골적으로 압력을 가했지만, 조 위원장은 끝내 거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까운 시간만 허비해 개·폐회식장 공정률은 현재 가장 낮은 28%에 불과합니다.
이는 지난 6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또,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이 지난 1월 K스포츠재단 출범 시 기부금을 전혀 내지 않은 것도 경질 사유로 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