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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된 최순실…비난여론·변호사 사임 '사면초가'

'공공의 적' 된 최순실…비난여론·변호사 사임 '사면초가'
 

'비선 실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최순실(60)씨를 향한 국민의 공분이 폭발하면서 오늘(2일) 변론을 맡기로 했던 변호사가 사임하는 등 최씨 입장에선 곤혹스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씨의 변호인으로는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인 이경재(67·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가 지난달 초 일찌감치 선임됐지만 다른 조력자들은 선뜻 나서지 않았습니다.

이 변호사가 수소문한 끝에 어렵사리 이진웅(47·연수원 34기) 법무법인 소망 변호사의 합류를 이끌어냈지만 이 변호사는 오늘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경재 변호사의 사무실도 최근 빗발치는 전화로 몸살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최씨를 비호하느냐"며 힐난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등 각양각색의 항의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변호사는 평소 알던 사람들로부터도 "그런 사건을 왜 맡았느냐"는 질책성 연락을 받았다고 합니다.

물론 "어려운 일을 맡아 고생이 많다"는 위로 전화도 왔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도대체 변호사가 누구냐", "돈이 그렇게 궁하냐"는 댓글이 누리꾼의 '좋아요'를 얻고 있습니다.

이런 반응은 변호사 업무의 특성을 속속들이 이해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법조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헌법과 법률상 아무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피의자라도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변호사는 "(항의 여론은) 곧 사라질 낙엽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변론에 방해를 받을 수준은 아니라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의 특성, 들끓는 여론, 국민의 법감정상 비난은 피해갈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변호사업계에 따르면 최씨처럼 전 국민적 지탄을 받는 피의자는 변호사들에게 기피 대상 1순위로 꼽힙니다.

피의자를 향해 쏟아지는 화살을 변호사와 법무법인도 고스란히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악인'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변호사로선 향후 활동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얘기입니다.

실제로 최근 여론이 좋지 않은 민사 사건을 맡아 일부 승소한 A 변호사는 "돈이 될 수는 있겠지만, 그 이상으로 이미지를 잃을 수 있다"며 "개인적 인연이나 특별한 신념이 없다면 이런 사건은 수임료를 떠나 대부분 꺼리는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2014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 당시 최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의 변호인으로 활동해 최씨 내외 사정을 잘 안다는 이유로 지난달 독일에 있던 최씨로부터 선임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는 고민 끝에 수락했지만, 함께 일할 동료 변호사를 찾는 데 상당 기간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최씨에 이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CF 감독 차은택(47)씨도 중국에서 유선으로 변호인을 수소문했지만 지지부진하다고 합니다.

오늘 검찰에 소환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역시 검찰 특수부 출신 홍기채(47·연수원 28기), 김선규(47·연수원 32기) 변호사를 어렵게 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최씨의 이경재 변호사 외에도 법무법인 로월드 맹준호(52·연수원 33기) 변호사가 뒤에서 돕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는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았지만 최씨 측에 차량을 제공하거나 최씨가 은신한 청담동 엘루이 호텔 폐쇄회로(CC)TV 화면에 함께 포착됐습니다.

재건축 전문 변호사인 그는 과거 최씨 모녀의 강원도 땅 매입 분쟁과 최씨의 정윤회씨 상대 이혼소송을 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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