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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내년 키워드는 '치킨 런'…위기 벗어나 비상하길"

한국 사회의 소비 트렌드를 연구해 온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2017년 키워드로 '치킨 런'(CHICKEN RUN)을 제시했다.

'치킨 런'이란 지난 2000년 개봉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으로, 1950년대 영국의 한 닭 농장을 배경으로 닭들이 잡아 먹히기 전에 탈주를 시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 교수는 31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17' 출판 간담회에서 정유년(丁酉年)인 내년 키워드로 '치킨 런'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죽음을 앞두고 어떻게든 날아서 탈출하려는 닭들처럼 한국 경제도 위기에서 벗어나 비상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미래의창이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17'은 김 교수가 이끌고 있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매년 국내 소비시장을 분석해 내놓는 책이다.

그가 이번에 정한 키워드 '치킨 런'은 10개 소비 트렌드의 영문 앞글자를 조합한 것이기 하다.

김 교수가 뽑은 내년 트렌드는 ▲ 욜로 라이프(C'mon, YOLO) ▲ 새로운 B+ 프리미엄(Heading to B+ Premium) ▲ 나는 픽미세대(I am the 'Pick-me Generation) ▲ 캄테크(Calm-Tech, Felt but not seen) ▲ 영업의 시대가 온다(Key to success: Sales) ▲ 내멋대로 1코노미(Era of 'Aloners') ▲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No Give up, no live up) ▲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Rebuilding Consumertopia) ▲ 경험 is 뭔들(User Experience Matters) ▲ 각자도생의 시대(No one backs you up)이다.

이 가운데 김 교수가 가장 주목하는 트렌드는 사람들이 제각기 살아나갈 방법을 모색한다는 의미의 '각자도생의 시대'다.

그는 "벽을 허물고 연대를 추구하는 시대가 저물고 각국이 무역 장벽을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 같은 각자도생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난 시에 필요한 필수품을 모은 '생존배낭'이 각자도생의 시대를 대표하는 소비 상품이라며 "작은 연대가 이뤄져야 신뢰가 회복되고 소비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인 소비의 증가와 경험을 중요시하는 소비도 김 교수가 꼽은 중요한 트렌드다.

특히 '치킨 런'의 가장 앞글자에 해당되는 '욜로 라이프'는 이 같은 소비 행태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을 뜻하는 '유 온리 리브 원스'(You Only Live Once)를 줄인 용어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저축을 많이 하고 내일을 대비하는 미래지향적 패러다임이 일반적이었는데, 지금은 현실적 쾌락을 중시하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욜로는 여행처럼 좋은 경험을 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 간담회에서 2016년의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소개했던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의 약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가격 파괴 상품보다는 성능을 높인 프리미엄 상품이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소비가 급격히 줄어드는 '소비절벽'에 대한 우려가 나올 만큼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김 교수 또한 이번 책의 서문에서 한국 경제를 '엔진이 고장 난 조각배'에 비유하면서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는데,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서문을 써둔 지 한 달 정도 지났는데, 경제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내년에는 대선이 있어서 새로운 의제를 설정하기도 어렵고 불확실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간의 뽐내고 싶은 마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며 "저성장 시대라고 해서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니고, 단지 물건을 구매하는 방식이 바뀔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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