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최순실 씨 딸인 정유라 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과 총장 사퇴로 홍역을 치른 이화여대에서 시국선언이 먼저 시작됐습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대한민국, 최순실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입니까’라는 시국선언문을 통해 ‘국정농단과 국기문란, 헌정질서 유린의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죠.
이어 서울대, 부산대, 제주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 등 전국 주요 대학에서 학생들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수들도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성균관대 교수협의회 30여 명은 ‘청와대 비서진 사퇴와 거국적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며 시국선언을 했고, 정치권은 국정혼란을 수습할 타개책으로 ‘거국내각’구성을 주장했습니다.
정치권의 화두로 급부상하고 있는 ‘시국선언’과 ‘거국내각’.
그 의미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 대학가로 퍼지고 있는 ‘시국선언’이란?
교수, 재야인사 등 공직에 있지 않은 지식인이나 종교계 인사들이 정치·사회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해결을 촉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1960년 4월 25일,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국선언이 있었는데요. 4·19혁명이 일어난 직후, 대학교수들이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 등 독재에 항거하는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시국선언 다음 날 하야를 결정했죠.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서도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대학가와 종교계의 시국선언은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국 선언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학계와 정치권이 주장하는 ‘거국내각’이란?
내각의 의미를 먼저 알아볼까요?
내각은 ‘입법, 행정, 사법’ 3권 중 행정권의 집행을 담당하는 최고의 합의기관인데요. 대통령제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 내각은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으로 구성되는 합의체를 의미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장관 한두 명을 야당에 할애하는 수준이 아니라, 총리를 야당 몫으로 하고 여당과 야당이 국정을 공동 운영하는 방향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거국 중립내각을 제안했지만, 거부당했습니다.
현재 박 대통령이 처한 현실은 그때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지지도는 사상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국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현실화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지난 27일 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우리나라를 시험대상이 되게 할 수는 없다"고 밝혔고, 청와대도 지난 28일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획·구성 : 윤영현, 장아람 / 디자인: 임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