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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악명 높은 스모그와 자전거 전쟁

악명 높은 중국의 스모그와 관련한 특이한(?) 기사가 보도됐다. 중국 화상보(華商報)는 중국 시안(西安)공안이 지난 25일 현지 환경 관련 공무원들을 대거 체포했다고 전했다. 시안 창안 지국의 환경 보호 총책임자와 부책임자, 공기질 측정센터장 등 환경관료들이 공기 측정센터에 설치된 장비를 면사로 덮어서 오염수치를 낮춰 보고해 오다 적발된 것이다. 중앙 정부가 공기질 개선목표를 부과하고 미달할 경우 처벌하는 등의 강력한 환경 개선 정책에 시달린 현지 공무원들이 꼼수를 부린 결과다.
중국의 심각한 스모그 현상
중국 정부의 스모그 퇴치를 위한 노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얼마 전엔 베이징에 세계 최대 공기정화 탑을 설치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높이 7m의 거대한 이 공기 정화 탑은 특허기술을 사용해 매시간 3만㎥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그 방대한 공간의 공기를 효과적으로 깨끗하게 할 수 있을 지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시운전에 들어간 세계 최대규모 베이징 공기정화탑 (출처 법제망)
스모그를 없애고 푸른 하늘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 또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때도 동원된 인공강우다. 1999년 처음 사용한 이후 무려 2천 5백억톤의 인공비를 만들어 뿌렸다 하는데, 한 해 인공강우 예산만 8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 많은 돈을 들이고 있음에도 단발 행사를 위한 반짝 효과는 있었을지 모르지만 스모그, 황사를 해결하는 근본책은 못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사일식 인공강우 포대
인공강우 발생 경로
중국 스모그 원인은 석탄 연료, 건설현장 분진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가장 큰 것은 급격히 늘어난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꼽는다. 베이징시 당국은 이 때문에 엄격한 차량 증가 억제 정책을 펴고 있다. 자동차를 새로 사려면 두 달에 한 번 실시하는 번호판 추첨에 참가해 당첨돼야 한다. 최근에는 추가로 운전자들에게 20위안에서 50위안(우리 돈 약 3천원~9천원)정도의 교통유발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확정했다고 한다.
베이징 교통 체증
한 때 중국 하면 대로를 가득 메운 자전거의 물결이 떠오를 정도로 자전거가 중요한 국민 교통 수단이었던 적이 있다. 물론 중국이 가난했던 시절의 풍경이다. 지금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판매 시장이 됐다. 자전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자동차가 점령한 중국 베이징 거리에서 오렌지색과 노란색 자전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오렌지색 자전거 렌털 업체 ‘모바이크’와 노란색 자전거를 대여하는 ‘오포’ 사이의 경쟁을 두고 한 표현이다.
자전거 렌탈업체 오포(우) 모바이크(좌)
도심 교통지옥 해소와 ‘공유경제(sharing economy)’라는 글로벌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자전거 렌털 사업이 아직 수익을 많이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성장성에 주목한 중국과 해외 굴지의 회사들이 앞다퉈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오포는 샤오미와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 디디추싱 등에게서 1억3000만 달러(1470억원)를, 모바이크는 텐센트와 미국 세쿼이아캐피털 등으로부터 1억1000만 달러를 투자 받았다.

역사는 돌고 돈다고 중국이 다시 자전거 왕국의 영광을 재현해 낼 수 있을까?  그래서 공산당 일당 특유의 밀어 붙이기 식 정책으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교통체증과 고질적 스모그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서해를 넘어 불어오는 엄청난 미세먼지 때문에 고통 받고 있는 입장에서 몹시 듣고 싶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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