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유명 기록영화 감독 비탈리 만스키가 제작한, 북한 현실을 다룬 기록 영화 '태양 아래서'가 모스크바 내 여러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하게 됐다.
25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태양 아래서'를 27일부터 상영키로 했던 8개 모스크바 극장이 갑자기 상영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한 극장은 모스크바시 문화국의 지시로 상영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통제받는 북한 사회의 현실을 폭로한 '태양 아래서'는 평양에 사는 주인공 진미가 조선소년단에 가입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일상을 조작·연출하려는 북한 당국의 시도를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냈다.
촬영팀은 매일 매일의 촬영분을 제출해 검사를 받으라는 북한 당국의 요구를 피해 화장실에서 다른 저장카드에 몰래 복사하는 데 성공해 검열을 거치지 않은 영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은 영화 내용이 알려진 뒤 만스키 감독 촬영팀의 북한 입국을 금지하고 러시아 외무부를 통해 상영 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스키 감독은 모스크바 극장들의 상영 취소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 정부가 북한의 요청에 호응한 결과"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