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백남기 씨 부검영장 집행 재시도했다 철수…재신청 검토

경찰이 오늘(25일) 고 백남기 농민 시신 부검영장 2차 집행을 시도했지만 유족 반대로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오늘 오후 3시쯤 백씨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부검영장 집행을 시도했습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형사들을 대동하고 장례식장 입구에 도착하자 백남기 투쟁본부 등 시민 300여 명이 진입을 막았습니다.

경찰은 명확한 사망 원인 규명을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며 유족 측에 협조를 요청했고, 유족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부검 수용 불가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내부 논의를 거쳐 오후 5시40분쯤 영장 집행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밝힌 뒤 철수했습니다.

홍 서장은 "투쟁본부에서 극렬히 저항한 사이 날이 저물고, 야간집행에 따른 안전사고가 우려돼 강제집행하지 않고 철수한다"며 "영장을 집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인 관련 논란 등 책임은 모두 투쟁본부 측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쟁본부는 경찰 철수 후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과 경찰은 영장 재청구 시도를 중단해야 하고, 재청구되면 법원은 이를 기각해야 한다"며 "부검영장 연장은 유족에게 고문과 다름없는 너무나 잔인한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백남기씨 딸 도라지씨는 "경찰이 포기하지 않으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아버지도 못 쉬시는 만큼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방해하지 말고 재청구를 포기하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날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형사 100여명과 경력 9개 중대 등 1천여명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오늘 자정이 부검영장 집행 만료 기한이지만 이철성 경찰청장이 "야간에는 집행하지 않겠다"고 말한바 있어 더는 집행시도가 없을 전망입니다.

경찰은 검찰과 협의를 거쳐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