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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군 6·25 참전용사 이스탄불서 장례식…각계 조문 줄이어

젊어 머나먼 타국의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한창때 언론계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외교가에서도 경륜을 펼친 한 터키군 6·25 참전용사의 장례식에 언론·정계 조문객이 줄을 이었다.

줌휘리예트와 밀리예트 등 터키 유력 일간지는 23일 이스탄불의 한 공동묘지에서 6·25 참전용사 알테무르 클르치의 장례식이 엄수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클르치는 앞서 이달 20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클르치는 터키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전우이자 보좌진이기도 한 알리 클르츠의 아들이다.

대학에서 법을 전공하고 미국 유학을 다녀온 클르치는 1951년부터 이듬해까지 6·25전쟁이 한창인 한국에서 복무했다.

제대 후에는 신문과 방송에서 기자와 필진으로 활동했으며, 국제기구와 터키공관에서 언론분야 전문가로 일했다.

클르치의 장례식은 군사장으로 거행됐다.

관은 터키 국기로 덮였고, 군인들이 운구했다.

장례식에는 유족과 전우들뿐만 아니라 언론계와 정계 인사들이 조문했다고 터키 매체들이 전했다.

투으룰 튀르케시 터키 부총리도 이날 장례식에 참석해 조사를 했다.

튀르케시 부총리는 "고인은 마지막 숨쉬는 순간까지 나라사랑이 지극한 민족주의자였다"고 회고하고 "유가족과 모든 터키인을 위로한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의 정치인 알탄 외이멘은 "고인은 단순한 기자가 아니라 터키 언론 발전에 큰 공을 세웠고, 세계에 터키를 알리는 데 이바지한 외교관이었다"고 기억했다.

클르치의 장례식을 보도한 터키 언론은 한결같이 고인이 '한국전 참전용사'라는 점을 제목에서 강조했다.

고인은 6·25 참전용사 행사에도 자주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날 장례식에는 한국 공관이나 참전용사 관련 단체, 한인 사회에서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조문객 모습을 담은 사진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인사는 없었다.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6·25 참전용사 단체에 별세 소식이 전달되지 않아 제대로 조의를 표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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