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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시립대 '0원 등록금' 설익은 발표 박시장 질타

시의회 "사전 협의 없이 추진"…서울시 "시장이 제안했을 뿐"

서울시의회, 시립대 '0원 등록금' 설익은 발표 박시장 질타
▲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립대 내년 '0원 등록금' 유보를 두고 서울시의회가 사전 협의도 없이 박원순 시장이 설익은 정책을 공표했다고 질타했다.

24일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립대 업무보고에서 김용석(국민의당 서초4) 의원은 박 시장이 자신의 SNS방송에서 내년도 서울시립대 무상 등록금 관련 발언을 하기 전에 시립대와 아무런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시립대 등록금은 총장의 권한으로, 총장의 판단을 돕기 위한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있으며 서울시장은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내부에서 사전 논의가 있었다고 하지만 정작 시립대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고, 이달 초 제출한 사업계획에도 0원 등록금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대학 등록금은 갑자기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시립대의 자율성을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장혁재 기획조정실장은 "박 시장이 결정을 내리거나 지시를 한 것이 아니므로 월권이 아니다"라며 "어려운 처지의 청년들을 향한 애정으로, 시립대 발전계획을 심의 조정하는 운영위원장으로서 제안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신혜(더불어민주당 비례) 의원은 "반값 등록금 관련 학생들의 부정적 평가가 3년간 계속돼 왔는데 서울시에서 이를 반영하지 않고서는 소통을 얘기한다"고 말했다.

신건택(새누리당 비례) 의원도 "서울시장이 공개적인 SNS에서 얘기하기 전에 내부 기구 등에서 논의를 거쳤어야 한다"며 소통 순서가 잘못됐다고 했다.

김영한(민주당 송파5) 의원은 "우리 미래인 청년을 위한 투자"라고 0원 등록금을 긍정 평가하면서도 "숙고 없이 발표된 건 문제"라고 짚었다.

이윤희(민주당 성북1) 의원은 "학생들이 반대하지 않았다면 내년에 당장 '0원 등록금'을 위한 예산 190억원을 마련할 각오가 돼 있었나"라며 "그럴 예산이 있다면 학생들이 원하는 기숙사 신설과 시설 개선 등을 우선순위에 두라"고 주문했다.

조상호(민주당 서대문4)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은 "반값 등록금 때문에 예산이 줄어든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정적 의견이 높게 나왔을 것"이라며 "'싼 게 비지떡'이란 인식을 심어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6일 SNS 방송 '원순씨의 X파일'에서 "우리도 내년부터 (시립대) 전액 면제할까 봐요"라고 말했다.

이후 포퓰리즘 논란은 물론, 지금보다 교육 시설 투자 등이 줄어들 것 등을 걱정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서울시립대 원윤희 총장도 이날 업무보고에서 "반값 등록금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며 "등록금 부담이 줄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더 많이 들어왔지만, 학생들은 '연고대'에 비하면 건물 시설이 낡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결국 총학생회 등 우려를 수용해 내년도 0원 등록금 도입은 유보키로 했다.

총학생회는 기숙사 증축과 중앙도서관 등 환경 개선과 학습여건 개선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시립대는 기숙사 수용 인원이 최저 기준에 못 미친다.

서울시는 내년에 서울시립대 실험 실습 기자재와 첨단 장비를 확충하고 중앙도서관 등 시설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음달 초 박 시장이 시립대 학생, 교수, 교직원 등과 대학생 학비 부담, 반값 등록금 성과 평가, 시립대 교육환경 개선 등을 두고 간담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는 2012년 도입한 반값 등록금 지원제도 관련 성과 평가와 발전방안을 연구 중이며 이달 말 최종결과가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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