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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신라 불상에 사용한 '전통 도금기술' 재현

통일신라 불상에 사용한 '전통 도금기술' 재현
▲ 전통 도금기술을 적용한 금동삼존판불 모형의 모습. (사진=연합뉴스/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적어도 1,400년 전쯤인 통일신라 때부터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의 고대 도금기술을 정확히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은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통 도금방법을 국내 최초로 정확하게 재현해 문화재 모형 복원에 적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전시관운영팀장은 "금속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도금기술의 핵심은 '매실 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통일신라 시대의 불상은 대부분 구리와 주석이 섞인 '청동'으로 제작됐습니다.

청동은 혼탁한 황색을 띠는데, 금을 입히는 과정을 거치면 '빛나는 금색'으로 거듭납니다.

청동에 금을 더 잘 붙이려면, 청동의 표면을 깨끗이 닦고 미세하게 부식하는 '밑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흔히 강한 산성용액인 '질산'을 이용해 청동을 부식시키지만, 고대에는 어떤 물질을 쓰는지 확실치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금을 입히기 전 '매실'을 이용했다는 당시 기록에 주목했습니다.

이에 따라 매실로 즙을 낸 뒤 발효시켜 '매실 산'을 만들었으며 연구진이 만든 매실 산은 산도가 PH 1~2 정도로, 질산만큼 강한 산성을 띱니다.

연구진은 매실 산을 쓸 때 제대로 도금이 되는지 확인했습니다.

작은 청동 조각, 가로 2.3cm, 세로 3.5cm에 매실액을 발라 금속을 부식시키고, 여기에 금-수은 아말감의 합금을 덧입혔습니다.

다음 380~400도로 온도를 높이자 수은은 날아가고 금만 남아 청동에 얇게 붙었습니다.

연구진은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금동삼존판불과 똑같이 만든 모형에도 이 도금기술을 적용해 복원했습니다.

윤 팀장은 "지금껏 통일신라부터 19세기까지 이용한 도금법에 무엇을 사용했는지 몰랐지만, 이번에 매실 산을 이용해 재현에 성공했다"며 "전통 소재와 기술을 복원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과제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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