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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래프 "러, 미 대선까지 대미외교 중단 결정 내렸다"

러시아가 미국 차기 대통령과 보다 "진실된"관계를 시작하려는 희망에서 적어도 미 대선까지는 미국과의 외교를 끊는 결정을 이미 내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결정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러시아가 수개월에 걸친 외교적 노력을 산산이 조각냈다면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러시아와의 모든 조율을 취소한 이후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러시아 관리들은 미국 측이 합의된 약속들을 빈번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관계를 파국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세르게이 리야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만약 미국이 시리아 알레포 공습을 이유로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려 한다면 뭐가 됐든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주 시리아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가 무너진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시리아 때문이 아니다. 나머지 세계에 자신의 결정을 집행하려는 한 나라(미국) 때문"이라고 답함으로써 새로운 미-러 대결 수위를 명확히 드러냈다.

푸틴은 지난 3일엔 '신냉전'이라고 거의 공식 선언하기 직전까지 갔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으로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 생기고, 미국이 무기급 플루토늄 잉여분 폐기에 관한 의무를 이행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며 지난 2000년 미국과 체결한 플루토늄 협정을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CFDP) 표도르 루캬노프 대표는 "협정은 핵 안보와 관련된 것인 만큼 협정 중단은 러시아의 분노를 보여준다. 협정의 부속조건들은 '지옥에나 가라'고 말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푸틴이 지난주 베를린에서 가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및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의 면담은 러시아가 서방 정부들과 외교 채널 일부는 여전히 열어놓으려 하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관측했다.

러시아 내 국방, 외교, 정치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의 목표는 자신들이 보기에 정의롭지 않은 포스트 냉전 체계를 뒤집는 '그랜드 바겐'(일괄타결)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러시아에서 새로운 체계가 어떤 것이 돼야 하는지에 관해선 공감대가 거의 없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각에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철수 같은 요구들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서방에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전문가들은 거의 무너진 러-서방 간 외교는 치열한 대리전이나 심지어 러시아와 서방이 직접 전쟁을 벌이는 악몽같은 시나리오의 가능성을 키워왔다고 지적했다.

잠재적 충돌 지점에는 나토와 러시아가 상호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발틱과 우크라이나 동부가 포함될 수 있다.

가장 위험한 곳은 시리아다.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이 이미 미-러 간 직접적인 대치로 변하고 있다고 지난주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번주 이집트-러시아 연합훈련을 위해 이집트에 병사 500명을 파견했고 쿠바와 베트남에선 옛 러시아 군사기지 재개를 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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