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신임 전임교수의 절반은 비정규직

강의전담교수의 비애

동세호 기자 hodong@sbs.co.kr

작성 2016.10.21 15:05 수정 2016.10.21 15:0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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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유명사립대학 A대학은 올해 전임 교수 44명을 새로 뽑았습니다. 전임교수 자리인지라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그런데 승진과 정년보장이 가능한 일반 전임교수는 15명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강의전담이나 연구 교수, 외국인 교수로 비정규직입니다. 신임 전임교수가운데 66%가 승진이 없고 보수도 적은 이른바 비정년 트렉 교수들입니다. 이들은 전임교수로 조교수라는 직함을 가지지만 1~3년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쫓겨날지 모릅니다. 보수도 정규직 교수의 절반에 못 미칩니다. 이처럼 최근 신규 임용교수에 승진과 정년보장이 없는 비정규직 교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몇몇 사립대학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강의 장면 자료사진서울의 사립대학 강의전담 교수 B씨는 일주일에 18시간씩 정규교수보다 2~3배 많이 강의합니다. 강의 경력 20년에 만년 조교수지만 대우는 정규교수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연봉은 3천만 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 스스로 반쪽자리 전임교수라고 자조합니다. 전임교수지만 교수회의에도 들어가지 못합니다. 연구실도 없습니다. 상조회 가입도 안 됩니다. 부모님 상을 당해도 대학총장 명의의 조화도 받지 못합니다.

지방 사립대학 사정은 더 열악합니다. 전임교수지만 강의전담이나 연구교수의 보수가 연 2천만 원이 안되는 대학도 수두룩합니다. 강의전담 교수라 해서 논문부담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1~3년마다 재계약 할 때 연구실적도 반영되기 때문에 강의와 연구 어느 것 하나 소홀할 수 없습니다. 
 
현재 전체 전임교수 가운데 강의전담교수나 연구교수 같은 비정규직 교수의 비율은 20% 정도. 문제는 신규 임용교수가운데 비정규직 교수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임교수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이 56.6%까지 늘어났습니다. 새로 뽑는 전임교수 두 명 가운데 한명은 비정규직인 셈입니다.

신분이 불안한 이들은 또 언제 재계약에서 탈락할까봐 정규교수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신원을 가리는 조건으로 한 방송 인터뷰 취재요청에도 대부분 손 사레를 치며 사양할 정도입니다. 대부분 혹시라도 알려지면 불이익을 받는다며 극구 방송인터뷰를 사양했습니다. 어느 교수는 “강의전담교수의 처지를 드러내놓고 얘기도 못하는 것이 비정규직 교수가 처한 현실 그 자체”라고 꼬집었습니다.

비정규직 전임교수가 대폭 늘어난 데는 교육부가 대학평가에 중요하게 반영하는 전임교수 확보율 산정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전임교수 확보율 평가에 정규직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습니다. 이러다 보니 대학 입장에서도 비정규직 교수로 전임교수 확보율을 높이는데 악용하고 있습니다. 대학들이 비정규직 교수를 많이 뽑는 것은 재정난 때문입니다. 등록금 동결로 살림살이가 어려워진데다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정원도 줄여야할 판에 인건비 높은 정규 교수 채용을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대학의 연구와 교육 기능은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학 강사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기위해 도입한 강의전담 교수가 전임교수 신분이면서도 차별대우가 심한 비정규직의 애환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비정규직 전임교수의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대학평가의 중요한 잣대인 전임교수 확보율에 비정규직 교수를 제외하거나 아니면 이들에 대한 지나친 차별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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