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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서 청동제 풍탁 출토…"발해의 말갈 지배 증거"

러시아 연해주 서남부 지역에서 발해의 말갈 지배 사실을 입증해주는 청동제 풍탁이 나왔습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8월 2일부터 한 달간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가 구릉에 자리한 시넬니코보-1 유적의 보루 내부를 조사해 8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약 10㎝의 청동제 풍탁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풍탁은 풍경처럼 처마 끝에 다는 작은 종으로, 말갈의 힘이 미쳤던 지역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유물입니다.

말갈은 만주족의 선조로, 만주 동북부와 한반도 북부에 거주했던 민족입니다.

러시아과학원 극동지부 역사고고민족지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는 청동제 풍탁 외에도 말갈과 발해의 토기, 팔찌, 돌로 만든 화살촉 등이 나왔습니다.

유구로는 수혈 주거지 10여 기를 비롯해 저장 구덩이, 석축 벽의 기초 등을 확인했습니다.

앞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시넬니코보-1 유적의 보루 건물을 조사해 성벽 남쪽에서 돌을 쌓은 흔적을 찾아낸 바 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작년과 올해 발굴 성과를 보면 이곳의 지배 세력이 말갈에서 발해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발해가 토착 집단인 말갈을 제압하고 고유의 방식으로 보루를 운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카자흐스탄 남동부 '카타르 토베 고분군'에서도 작년에 이어 카자흐스탄 고고학연구소와 함께 7월 12일부터 약 50일간 발굴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톈산 산맥 근처의 해발 2천300m 고원에 있는 카타르 토베 고분군은 무덤 50여 기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현지어로 카타르는 '일렬', 토베는 '언덕'을 뜻합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해 조사한 무덤 1기와 새로운 무덤 2기 등 3기를 발굴했습니다.

기원전 5세기∼기원전 3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들 무덤은 지름이 27∼36m이며, 봉분만 있거나 그 위에 돌을 덮은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들 무덤 내부에서는 금제 단추, 청동거울, 뼈 화살촉, 토기 등이 나왔습니다.

또 무덤 중 1기는 매장시설인 곽이 하나인 단곽식 고분, 나머지 2기는 곽이 여러 개인 다곽식 무덤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다곽식 무덤에 대해 "순장 풍습이 있었던 가야 고분에서 많이 볼 수 있다"며 "아직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이 같은 무덤이 많이 나오면 순장문화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봉분에 점토를 바르거나 흙을 수차례 덧대어 쌓는 축조방식은 삼국시대 고분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내년에 카타르 토베 고분군을 추가 발굴하고, 연해주에서는 시넬니코보-1 유적에서 약 40㎞ 떨어진 발해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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