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안전핀 안 뽑혀 당황하지 마세요"…사용하기 쉬운 소화기 개발

소방관이 대학·기업과 공동 연구…내년부터 시중에 보급

"안전핀 안 뽑혀 당황하지 마세요"…사용하기 쉬운 소화기 개발
2012년 10월 14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질렀다.

당시 현장에 있던 공무원은 신속하게 불을 껐으나 이 과정에 소화기 안전핀을 뽑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13일 밤 울산 울주군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사고 때에도 안전핀이 뽑히지 않아 소화기가 무용지물이었다.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긴급한 순간에 안전핀을 뽑는 데 어려움을 겪어서 일어난 일이었다.

현재 보급된 소화기는 손잡이 아래만 쥐거나 몸통을 쥔 채 안전핀을 뽑아야 작동한다.

그러나 불이 나서 긴박한 상황에선 무의식적으로 손잡이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같이 쥐는 사례가 많다.

이런 상태에선 안전핀이 손잡이에 꽉 물려 전혀 빠지지 않는다.

소화기 사용법 교육을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는 사용법을 잊어버리기 일쑤라고 일선 소방관은 입을 모았다.

불이 났는데 소화기마저 작동할 수 없다가 보니 공황 상태에 빠지곤 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 현직 소방관이 대학·기업과 손을 잡고 패닉(공황)방지용 소화기를 발명했다.

경북 칠곡소방서 석적119안전센터에 근무하는 서정창(48) 소방위가 금오공대, 탑이엔씨와 개발한 소화기는 기존 방식뿐만 아니라 손잡이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모두 잡고 안전핀을 뽑아도 뽑힌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소화기에 50원 정도인 부품을 추가했을 뿐이다.

간단한 원리지만 이 아이디어는 올해 5월 말레이시아 국제학생발명대회에서 은상을, 국내에서 특허를 받았다.

탑이엔씨는 올해 패닉방지 소화기 시제품을 만들었고 내년부터 시중에 보급할 예정이다.

서 소방위는 전국에 6명밖에 없는 소방기술사로 평소 소방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화재는 초기에 진압하는 것이 중요한데 소화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누구라도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쉽게 소화기 안전핀을 뽑아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