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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을 살려라" 해인사 폭격 거부 비행 재연

6·25 당시 김영환 장군 결단…'사천에어쇼' 국산 훈련기 KT-1 참가

"팔만대장경을 살려라" 해인사 폭격 거부 비행 재연
▲ 해인사 출격 재연 연습비행 (사진=연합뉴스)

"전투비행단은 경남 합천 해인사를 폭격해 주변 무장공비를 토벌하라"

한국전쟁 중인 1951년 8월 해인사로 모여드는 무장공비 토벌을 위해 무스탕 전투기 4대가 공군 사천기지를 긴급 출격했다.

하지만 해인사 상공에 도착한 전투기는 역사와 얼이 깃든 문화유산을 차마 파괴할 수 없어 해인사 폭격은 포기하고 대신 무장공비를 선별 공격했다.

고(故) 김영환 장군(1921~1954)이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거부한 채 폭격하지 않은 덕분이다.

김 장군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귀한 우리의 문화유적인데 해인사를 폭격하면 소실된다"며 동료 조종사들의 폭격을 중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팔만대장경은 국보 제32호인 동시에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돼 인류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해인사는 경내 고 김영환 장군 추모비와 대적광전 앞 탑마당에서 그를 기리고 감사하는 의미로 '고 김영환 장군 호국추모제'를 열고 있다.

이러한 사연을 지닌 당시 긴급출격 상황이 오는 20일 '공군과 함께하는 2016 사천에어쇼'에서 재연된다.

그땐 무스탕 전투기였지만 이젠 국산 훈련기 KT-1이 출격한다.

본격 출격을 앞두고 18일 공군 사천기지에서 재연 연습비행이 이뤄졌다.

연습비행에 참가한 KT-1 4대는 이날 우렁찬 프로펠러 소리를 뒤로하고 하늘로 치솟았다.

기수를 해인사로 돌린 비행편대는 해인사 상공에서 편대비행으로 무장공비를 소탕한 뒤 활주로에 무사히 안착, 임무 완료를 보고 했다.

이날 작전에 참가한 조종사 4명은 한국전쟁 당시 공군 조종사들의 조종복을 입고 비행해 그날을 기념했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2일 공군은 무스탕전투기 10대를 인수했고, 다음 해 8월1일 사천기지에서 최초 전투비행단을 창설했다.

이후 지리산 지구 공비토벌 작전을 통해 단독 작전능력을 확보하는 등 한국공군 비행교육체계를 구축했다.

1953년에는 한국 최초의 국산 경비행기인 '부활'호를 조립·제작해 운영했다.

이날 출격 재연 연습비행 후 부활호도 시범 비행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사천에어쇼는 2004년부터 매년 10월 여는 사천항공우주엑스포를 올해 공군과 공동개최하면서 의미 있는 명칭으로 바꾼 것이다.

올해 12회째를 맞는 대표적인 항공우주행사다.

오는 20일 개막해 공군 '블랙이글스 특수비행팀'의 에어쇼, 체험비행, 항공기 전시·체험, 항공시뮬레이션 에어레이싱대회, 드론대회 등 다양한 항공 관련 행사가 23일까지 펼쳐진다.

곤양면 소재 KB인재니움에서 '제1회 민·군 협력 항공우주력 발전세미나', 삼천포해상관광호텔에서 '국제항공우주기술 심포지엄', 사천종합운동장에서 '전국모형항공기대회'도 열린다.

공군 관계자는 "전쟁 속에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킨 선배 조종사들을 기리고 더 자랑스러운 공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출격 재연비행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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