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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개표명 않은 채 측근들엔 "北에 왜 묻나, 말도 안 돼"

文, 공개표명 않은 채 측근들엔 "北에 왜 묻나, 말도 안 돼"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송민순 회고록' 내용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고 있는 문 전 대표가 주변 인사들에게는 "상식적으로 북한에 물어볼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억이 좋은 분들에게 들으시라"고만 하면서 여전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007년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이었던 더민주 홍익표 의원은 18일 KBS라디오에 나와 "왜 문 전 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명확히 밝히지 않느냐"고 사회자가 질문하자 "문 전 대표는 분명히 입장을 밝힌 것 같다. '그걸 왜 (북한에) 물어보느냐, 말도 안된다' 이미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북한 의견 사전청취' 논란을 둘러싼 사실관계에 대한 문 전 대표의 입장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고록에 따르면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북한 의견을 직접 확인해보자고 제안하자 문 전 대표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날은 문 전 대표가 이에 동의하지 않는듯한 발언을 했다는 점이 알려진 것이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전 대표가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최근 서울 시내 호텔에서 몇몇 주변 인사들과 비공개 회동을 했고, 해당 모임에서 이런 발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당시 회동에서 자신의 기억이 정확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내가 9년 전에 결의안에 찬성을 했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북한에 의견을 묻는 방안에 대해 "상식적으로 그런 것을 물어볼 필요가 뭐가 있겠나. 답이 뻔한데"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홍 의원은 전했다.

아울러 문 전 대표는 모임에서 "내가 그런 것을 북한에 물어볼 위치가 아니지 않나. 권한을 가진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말이 맞다. 물어보는 것도 황당하지만, 물어본다면 국정원장이나 통일부 장관이 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취지의 답을 했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상식적으로 북한에 의견을 묻는 결정을 내릴 리도 없고, 설사 물어보기로 했다고 해도 자신이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리느냐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회의 주재도 백종천 당시 안보실장이 했다. 문 전 대표는 결론을 내릴 위치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이 얘기가 금시초문이라고 하더라"라며 "기억이 없다는 문 전 대표의 얘기는 그런 일 자체가 없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는 여전히 '북한 의견 사전청취'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충북 진천의 어린이집을 방문하고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사전동의를 구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 질문은 안하기로 하지 않았나. 오늘은 여기(어린이집 방문 일정)에 국한해 달라"고 답했다.

기자들이 "홍익표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사전 동의는 말도 안된다'는 언급을 했다고 확실하게 얘기하더라"라고 거듭 질문하자 "네, 기억이 좋은 분들에게 들으세요"라고만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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